자연을 사랑하자---제언 2
(서언)갑자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느냐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산을 타는 사람으로서 쓴소리 한마디 하고 가려고 한다.
산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말자! 요즘 산불로 인해 강원도 땅이 하루 아침에 잿더미로 변했다고 한다. 해마다 되풀이 되는 산불은 과연 예방할 수 없는 천재인가? 답답하기만 하다 .물론 건조한 기후가 계속되는 자연환경이 가져다주는 피치 못할 원인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산불의 발생 원인의 절반이 등산객이나 행락객의 실화로 인해 생긴다는 통계가 나왔지만, 불씨를 제공하는 담배나 취사,또는 추위를 덜기 위한 불장난, 쥐불놀이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것이다. 아무리 동네 야산이라도 한번 불이 번지면 인근의 큰 산으로 옮겨 붙게 마련이다. 그렇게 되어 작은 불씨가 큰 재앙을 불러오는 것이다. 문 밖에만 나서면 하나같이 3등 국민이 되는지 알 수 없다. 제발 이중인격적인 사고를 버리기를 간곡히 제언한다.
산에서 절대 다이어트 하지 말자! 나는 지난 4월 2일(일)에 북한산 의상봉에 모처럼 갔다가 아침, 저녁으로 2번 등반사고를 목격하고는 깊은 상심에 빠진 경험이 있었다. 어느 분이 4살배기 아기를 데리고 의상봉---구기동 코스를 가고싶다는 멜을 보았지만,제발 자기의 잣대로 자녀들을 재서는 안 된다. 어찌 자기와 자식의 능력이 같거나 더 우월하기를 바라는가? 이 것은 비단 야외활동에서만이 아니다. 귀한 자식이라고 승용차를 운전하면서 애를 안고 자랑이라도 하듯 곡예운전을 하는 경우도 가끔 본다. 휙... 픽---프로펠라 바람에 나는 날아갈 것 같았다. 119구조대원와 함께 나는 그 아줌마에게 목장갑을 끼워주고 헬기 밧줄에 무사히 앉혀 안전하게 후송하였지만 뒷맛이 씁쓸했다. 나이가 쉰이 넘은 뚱뚱한 분으로 살빼기를 하려고 산에 오신 것 같았다. 온통 세상 여자들이 날씬해지느라고 다이어트한다고 야단법석인 세상이다. 전문가나 의사의 조언과 처방을 받아 각자 자기에 알맞는 운동을 선택해야지, 남들이 좋다고 하는 유혹에 넘어가 아무 약이나 약국에서 사서 먹고 오히려 없는 병을 키우는 사람도 보았다. 그래서 경험이 중요하고, 사전에 충분한 자기진단을 받고 적당한 높이의 산에 오르기를 나는 강조하고 싶다. 산에 대한 경외심 없이 그저 남들이 가니까 나도 따라 한다는 자기 상실, 자기 파괴와 같은 자학행위는 제발 삼가해주기 바란다.
전 국토의 70% 이상이 산인 우리나라다.
산을 두려워하고, 산을 존경하고, 산을 가꾸는 마음이 아니면 산행을 시작하지 말기를 거듭 제안한다.
2000.4.27 일죽 산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