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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사랑하자---제언 2

일죽 산사람.일죽 김 양래.요셉.아가페. 2005. 11. 24. 23:56

(서언)갑자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느냐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산을 타는 사람으로서 쓴소리 한마디 하고 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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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제언)

 

                                   산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말자!

요즘 산불로 인해 강원도 땅이 하루 아침에 잿더미로 변했다고 한다. 해마다 되풀이 되는 산불은 과연 예방할 수 없는 천재인가? 답답하기만 하다 .물론 건조한 기후가 계속되는 자연환경이 가져다주는 피치 못할 원인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백년된 나무가 한 순간에 다 타버리는 산불,이로 인해 20년,30년의 원상회복기간이 필요하다니 막대한 국가 재산의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그 산불의 발생 원인의 절반이 등산객이나 행락객의 실화로 인해 생긴다는 통계가 나왔지만, 불씨를 제공하는 담배나 취사,또는 추위를 덜기 위한 불장난, 쥐불놀이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것이다.

아무리 동네 야산이라도 한번 불이 번지면 인근의 큰 산으로 옮겨 붙게 마련이다. 그렇게 되어 작은 불씨가 큰 재앙을 불러오는 것이다.

각 지방자치 단체는 산불방지를 위해 2월부터 5월까지 입산통제 제도를 시행하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다. 이 기간에 오히려 더 많은 상춘객들이 너도 나도 산으로 들로 나가게 되는 봄이다. 누가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표현했지만, 말리지 못하는 여우불 같은 달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등산인은 세심한 주의와 계도 의식을 갖고,솔선하여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왜 우리나라 국민은 집에서는 1등시민인데,

문 밖에만 나서면 하나같이 3등 국민이 되는지 알 수 없다.

 제발 이중인격적인 사고를 버리기를 간곡히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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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제언)

 

                              산에서 절대 다이어트 하지 말자!

나는 지난 4월 2일(일)에 북한산 의상봉에 모처럼 갔다가 아침, 저녁으로 2번 등반사고를 목격하고는 깊은 상심에 빠진 경험이 있었다.

어느 분이 4살배기 아기를 데리고 의상봉---구기동 코스를 가고싶다는 멜을 보았지만,제발 자기의 잣대로 자녀들을 재서는 안 된다. 어찌 자기와 자식의 능력이 같거나  더 우월하기를 바라는가?

이 것은 비단 야외활동에서만이 아니다. 귀한 자식이라고 승용차를 운전하면서 애를 안고 자랑이라도 하듯 곡예운전을 하는 경우도 가끔 본다.

산은 산이되, 하나의 자연 인격체다. 산은 말이 없으되, 냉정하다. 나는 산에 입산 할 때, 반드시 그 날의 운명을 산에 맡기 듯 기도하는 마음으로 들어간다. 이 날 있었던 긴박한 상황을 잠시 소개하면,구파발 유원지 입구에서 입장권을 끊고 겨우 능선에 붙으려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고공에 헬기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와서 하늘을 주시했다. 그런데 그 헬기는 자꾸만 한 자리에서 맴돌고, 내려오다가 다시 선회하곤 했다. 나는 순간 사고임을 직감했다. 무슨 일인가 궁금하기도 해 30여분을 쉬지 않고 뛰어올라가 보았다. 바로 의상봉의 가장 위험한 코스인 밧줄타기 지점이었다. 50대의 아줌마가 코와 이를 다쳐서 수건으로 얼굴을 싸매고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휙... 픽---프로펠라 바람에 나는 날아갈 것 같았다. 119구조대원와 함께 나는 그 아줌마에게 목장갑을 끼워주고 헬기 밧줄에 무사히 앉혀 안전하게 후송하였지만 뒷맛이 씁쓸했다.

나이가 쉰이 넘은 뚱뚱한 분으로 살빼기를 하려고 산에 오신 것 같았다.

온통 세상 여자들이 날씬해지느라고 다이어트한다고 야단법석인 세상이다.

그러나 50대가 넘으면 험한 산행이나 오랜 시간 운동은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고 생각한다.

 전문가나 의사의 조언과 처방을 받아 각자 자기에 알맞는 운동을 선택해야지, 남들이 좋다고 하는 유혹에 넘어가 아무 약이나 약국에서 사서 먹고 오히려 없는 병을 키우는 사람도 보았다.

그래서 경험이 중요하고, 사전에 충분한 자기진단을 받고 적당한 높이의 산에 오르기를 나는 강조하고 싶다.

한마디로 산을 우습게 여기고 덤비거나 남과 경쟁심리로 서두르는 사람은 산에 갈 자격이 없다고 단언한다.

산에 대한 경외심 없이 그저 남들이 가니까 나도 따라 한다는 자기 상실, 자기 파괴와 같은 자학행위는 제발 삼가해주기 바란다.

 

 전 국토의 70% 이상이 산인 우리나라다.

 

산을 두려워하고, 산을 존경하고, 산을 가꾸는 마음이 아니면 산행을 시작하지 말기를 거듭 제안한다.

 

                                                          2000.4.27 일죽 산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