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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용화산 여행기

일죽 산사람.일죽 김 양래.요셉.아가페. 2005. 7. 10. 02:40

다시 오르고 싶은 용화산 여행기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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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서울에서 좀 멀기는 해도 당일 산행을 다녀올 수 있는
아름다운 암봉이 화천군과 춘성군의 경계에 위치한 용
화산(878m)이다. 오봉산(779m)은 많이 알려져 산악회에서
주말이면 몰려들지만, 이 산은 관광버스가 별로 없다.
그 만큼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고,암벽타기 좋은 코스다.
(초봄 산행기)
나는 1999년 3월14일(일) 좀 이른 초봄을 택해 멀리 원정산행을
하였다. 마침 춘천에 계신 분이 새로 지은 콘도에 방을 예약
해 놓고 기다리고 있어서, 잠자리가 해결되는 행운을 얻은 덕이다.
여기서 자면 어딜 가는냐는 간단명료한 해답이 나온다, 바로 지척에
용화산이 있기 때문이다. 삼악산이 올려다 보이고, 중도의 호숫가에
하얀 오리배가 노니는 한적한 별장같은 콘도에서 아침 일찍 나섰다.
두대의 승용차에 분승해서 일행은 춘천댐을 지나,화천방향으로 꺽어
고탄리 입구, 양통마을에 도착했다.여기가 양통버스정류장이다.

새남 바위골로 들어서니 비포장도로가 나오고,구불구불, 덜썩덜썩
흔들리는 신작로길이다. 한참을 오르니 두갈래길이 나오고, 오른쪽은
절골---고탄령고개로 오르는 코스. 우리는 더 차를 직진해 막힌 공터에
주차하고, 배낭을 메고 오르기 시작했다. 넓은 도로가 거칠 것이 없다.
큰 개울을 끼고 계속 등산로가 나 있었다. 20여분을 오르니 군 탄약고
라고 쓴 팻말이 나오고, 곧 채석장 갈림길이 이어진다. 여기서 올려다보니
정면으로 하얀 큰 바위얼굴이 모습을 드러낸다.

아직 이른 봄이라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만 들리고, 새소리도 안 들린다.
고요한 적막속에 발걸음 소리와 숨소리만 요란하다. 한적하다.물론 한분도
만나지 못했다. 여기서 부터 모래가 미끄러운 등산길이 시작된다.
우측으로 돌아 20여분을 경사길을 오른다.
여기가 바로 천길 낭떠러지, 단애가 서 있는 새남바위, 장수바위 밑이다.
올려다 보니 꼭 북한산 인수봉 같기도 하고, 도봉산 자운봉 같기도 하다.
어쩌면 그렇게 빼 닮았는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새남바위는 벌써 대학생인 듯한 젊은이들이 비박을 한후 매달려 오르고 있다.
꼭 독수리 같은 새가 나는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새남(새가 난다)바위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거대한 모습을 한 암장의 코스 이름도 재미 있게 붙여져 있다. 매길,마담길,사잇길,거인길,노란 잠수함 등 크랙과 슬랩, 침니가 섞여 있는 고난도의 암벽이 나그네의 앞길을 가로 막는다.

우리는 한참 구경만 하다가 다시 왼쪽 등산로로 해서 기다시피 큰 고개에 닿았다. 도로를 만들다가 파헤쳐놓은 듯, 깊은 웅덩이가 아찔한 언덕을 끼고 돌아 소나무에 매달린 밧줄을 잡고 어기적 올라갔다.경사가 그게 아니다.
일행중 여자분은 포기한단다. 어이쿠... 일 벌어졌네,

찬 바람이 뺨을 때리니, 다리는 후들후들 떨리고, 식은 땀이 등줄기를 타고
내린다. 초보자도 있는데 너무 심한 등산을 하는게 아닌가 하고 하산할까 하다가 다시 휴식을 취한 후 "이렇게 좋은 산은 평생에 가보기 어려운 기회니 가보자"고 다시 한번 추슬러 꼭 한번만 더 올라 가기로 했다. 그럭 저럭 새남바위의 중턱인데, 또 다시 소나무에 기대어 쓰러졌다.

12시가 지나 배도 고프고 해서 새남바위까지만 가기로 해,밧줄을 잡고 우리는
엄마 젓 먹던 힘까지 소모한 다음에야 겨우 넓은 휴식처를 찾았다.
뒤에는 병풍을 친 듯이 바위가 막고, 큰 소나무가 지붕을 삼아주는 명당자리를 잡았다.878m의 강원도 산이라 역시 깔보면 안되는 산. 용화산은 여기서 내려다 보는 사방 경치가, 조망미가 최고였다. 뒤로 파로호가 출렁이고,남으로는 양통마을과 춘천시가지가 전망되며, 동으로는 사명산과 오봉산이 보인다.

이날 우리는 고소공포증이 있는 여자분이 한분 있어서 산행을 여기서 마감하고
원점회귀할 수 밖에 없었다. 언제든지 가고 싶으면 떠나면 되니까....
이 날 건강하고 안전한 산행을 마친데 대해 고마움을 표하면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홍천의 유명한 화롯불돼지구이 집으로 향했다.
일행은 고추장구이를 포식하고 어둠이 깔려서야 서울로 향했다.
정말 힘든 하루였다.
2000.6.8 일죽 산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