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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중국어 공부 여행기--2

일죽 산사람.일죽 김 양래.요셉.아가페. 2015. 5. 30. 21:32

나의 중국 여행 계획

 

안녕하세요. 최근 새 봄이 되어 날씨가 따뜻하고 좋습니다.

저는 이번에 13일간 중국 배낭여행을 떠납니다.

산악회 동료 8명과 함께 중국 중원 지방으로 여행 가서 등산을 두 군데 할 예정입니다.

 모두 5개 도시를 돌면서 중국의 많은 명승고적을 유람할 생각입니다.

저는 몇 년간 중국어를 공부 했지만 아직도 중국말이 서툽니다. 그런데 용기를 내서

 이번 기회에 많은 중국 현지인을 만나고 이야기할 생각입니다. 이렇게 직접 중국인과

 대화를 하면 듣고 말하기가 매우 발전하리라 믿습니다.

앞으로 여러분도 이런 여행계획을 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청도>에서 <개봉> 가는 보통야간열차

 

 인천 공항에서 12시 중국 <동방항공>을 타고 1시간여 걸려서 <청도>(칭따오) 공항에 내렸다.

날씨가 끝내주게 좋다. 첫 출발이 순조롭다. 중국 땅은 우리나라보다 표준 시간이 한 시간 빠르다

. 시계를 조정하고 시내 관광을 했다. 서울보다 인구가 많다는 청도 시내와 바닷가,

잔교를 구경했다. 저녁 6시에< 서안>(실크로드 출발역) 가는 보통 야간열차를 타고 12시간 걸려서

< 개봉>(카이펑)까지 갔다. 모두 열차 20량 중 5호차 5번 자리 침대칸에 짐을 풀었다.

잠자리 시트가 깨끗하다. 나는 3층 맨 윗자리에 올랐다가 내려와서 아래 칸에 탄 50대 중국인

 남자와 인사를 했다. 싱글 벙글 웃는 얼굴모습이 시골 농부 같았다. 먼저 한국 서울에서 여행

왔다고 했더니 아주 반기는 기색이다. 동료들은 기차를 타자마자 미리 청도역전에서 사온

교자(만두)음식과 술을 먹으며 담소했지만 나는 중국 가기 전에 입을 열어야 중국인과 말을 할

수 있다고 다짐한 게 생각났다.

나는 72세고 같이 가는 동료는 75, 74, 73세라고 했더니 대단하다고 엄지손가락을 들고

 넘버완이란다. 공연히 기분이 좋다.

우리는 밤 10시 잠자기 전 까지 여러 대화를 나누었다. 그는 몇해 전에 서울과 경주를 방문한

 적이 있단다. 어떤 것은 알아듣고 모르는 건 그냥 고개만 끄덕였다.

 1층의 처녀가 말을 걸어와서 서로 통성명하고 내 소개를 간단히 했더니 여전히 반긴다.

 직업이 뭐며, 어디를 가느냐고 묻고 눈이 피곤해서 일찍 잠들었다. 도시에 사는 중국인은

 한국의 경제력과 위상, 텔레비전 연속극, 연예프로 등 한류를 모르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새벽 4시에 누가 내 발을 잡아당긴다.

 일어날 시간이다. 5시 반에 하차해야 한단다.

 꾸물럭 거리다가 눈을 부치고 간신히 일어나 열차 화장실에 가서 대충 얼굴을 닦고 물과 커피를

 얻어서 마셨다. 날이 훤하게 밝아온다. 기차는 쌩쌩 잘 달린다.

 열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50대 중국인도 마침 <개봉>까지 간단다.

그 분은 짐이 산더미처럼 많아서

 내가 밀어주며 하차했다. 4월 12일 아침이다. 시원한 바람이 상쾌하다.

 

중국 고대역사 <개봉부>와 <용정공원>

 

일행은 <개봉>역에서 택시를 나누어 타고 아침 7시 중앙로에 있는 <금강지성>여관에 도착,

 투숙하기로 하고 짐을 맡기고 곧장 덕극사(KFC)에 들어가서 조식으로 빵과 커피를 먹었다.

 시장 통으로 걸어가 12시 까지 한창 봄 꽃 단장을 하는 <용정공원>(롱팅꽁위엔) 관광을 했다.

 돌아오는 길에 오늘이 동료 부인의 7순 생신날이라 지하 수퍼에 들려서 고량주, 안주와 과일, 과자 등 쇼핑을 한 후

 숙소로 들어가서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다시 시내 관광에 나섰다.

   

10여분 걸어서< 개봉부>(카이펑후)와 앞에 있는 호수를 구경한 후 중심지 지하상가를 돌면서

아이쇼핑을 하며 값이 저렴한 간이식당에서 간식을 시켜 먹는 여유를 부렸다. 동료들이 나를 찾는다

. 서투른 중국어로 음식을 주문하고 종업원에게 농담도 걸고 돈 계산을 하며 처음으로 나의 중국어

 실력이 빛을 발휘하는 시간이었다. 음식 가격이 싸다고 추가로 주문도 했다.

 오후 5시 미리 준비한 술과 생일 케이크와 생일축하 모자를 사가지고 뷔페식 식당에서 저녁 파티를 열었다.

 멀리 중국 땅에 와서 맞는 7순 잔치는 축하노래와 함께 무르익었고 저녁 8시에 숙소로 돌아왔다.

10시 취침.< 개봉> 시내에서 사실상 중국 첫날밤을 맞이한 것이다.

내일은 아침 7시에 기상이란다. 나는 중국의 서민과 만나는 꿈을 꾸면서 아침 일찍 일어나서

 어제 간 개봉부와 호수를 혼자 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면 늦어도 5시에는 기상해야 한다.

2인용 숙소는 비교적 넓고 깨끗하여 잠이 솔솔 잘 왔다.

 

 

 

 

 

중국 여인들과 태극권 체조하다

 

중국에 와서 벌써 3일째다.

오늘은< 정주>(쩡쩌우)로 이동하는 날이다. 앞으로 거대한 중국의 심장부를 돌면서

수많은 천년고적, 천년고성, 천년고찰을 구경하게 되어있다.

 나는 새벽 6시에 어두컴컴한 거리로 나왔다. 어제 갔던 개봉부 방향으로 가는 길을 찾았다.

 새벽시간이라 거리는 청소부들만 있어 한산하고 차는 시내버스만 다닌다. 길을 건너가는 데 누군가가

사람이 보여 다가가 보니 새벽에 신문 배달하는 배달원이었다.

 아침 인사를 한 후 중국 현지발행 신문을 사서 들고 개봉부 앞까지 부지런히 갔다.

멀리서 음악소리가 나더니 조그만 수퍼 앞에서 아주머니들이 태극권(타이쥐치엔)을 시작하고 있었다.

 나는 그 대열에 끼어들어 같이 흉내를 내며 배우고자 했다.

 음악이 조용하고 경쾌한데 몸짓은 따라 하기가 힘들다. 그들은 돌아가는 동작과 노를 젓는 손놀림이 부드러운데

 나는 왠지 딱딱 끊기는 태권도를 하는 것 같았다. 옆으로 넘어지기도 하고 숨이 차기도 했다

. 30분 동안 열심히 배운 후에 나는 한국에서 여행 온 사람인데 고맙다고 인사했더니

의외로 운동을 잘 한다고 격려해주었다.

나는 가능한 한 걸어서 현지 서민과 많이 대화하려고 접근한 것이다.

 

중국인은 외지인에게 친절하다는 걸 직감하고 늦을까봐서 가야한다고 말하고

숙소로 곧장 돌아왔다. 아침 8시 집합이다

. 숙소 앞에 있는 식당에서 교자와 팥죽을 시켜 먹은 후

 10여분 걸어가서 9시에 대상국사(따샹꾸오쓰)

를 찾아갔으나 개관시간이 지나서 그냥 돌아섰다.

 

 

특급 열차를 타고 <정주> 도착

 

4월 13일. 두 번째 방문지인< 정주>로 가는 날이다. 오전 내내 <대상국사> 경내를 돌았더니

 피곤하고 배도 고프다. 일행은 상가를 기웃 기웃하며

 뭘 먹을까 망설이다가 길거리 포장마차가 문을 닫아서 11시에 물만두와 돼지 껍질로 점심을 먹고

 12시 정각< 정주>로 가는 특급열차(터콰이훠츠어)를 탔다.

 정말 빠른 기차였다.

 자리에 앉자마자 1시간 만에 고도< 정주> 역에 내렸다.

역에서 아주 가깝고 철로 변에 위치한 <금강지성> 여관에 자리를 잡았다.

 

오후 4시에 집합하기로 하고 여관에서 휴식을 취한 후 <정주> 시내 유람을 시작했다.

 옛 수도인 정주는 <개봉>보다 규모가 몇 배 크고 현대화된 도시다.

 시내 중심부에 있는 중앙탑을 중심으로 사방이 정방형 도로가 연결되었다. 동서남북이 뚜렷하다.

 나는 <태항산> 산악등반 사전준비에 들어갔다. 10kg이나 되는 짐(배낭)은

숙소에 맡기고 간단한 등산복 차림에 생수와 간단한 세면도구만 갖고 가기로 한 것이다.

 중국 돈으로 미리 환전을 못하고 와서 4만 5천원(인민페: 250위엔)을

 환전을 했다. 이제는 돈이 있으니까 물건을 마음대로 깎고 흥정하면서

중국 상인들과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는 교통편은 기차가 아니라 시외버스와 택시,포차( 빠오츠어), 케이블카 등을 이용하며

난방이 안 되는 산장에서 자고 돌아온다고 한다.

 밤에 추울 까봐 내복과 두꺼운 등산복으로 준비했다.

 아무래도 산속에는 대낮에는 덥고 밤이면 춥다는 것이다.

 

 

.

 

간단히 준비를 마치고 방에 누워서 생각해보니

그동안 몇 마디 중국어를 해보았던 게 엉터리가 많은 것 같았다.

 어렵게 배운 중국어를

써보기는 난생 처음이 아닌가. 배낭에 가지고 온 중국어 회화 책을 꺼내어

 실용어구 편과 기초회화 편을 뒤져서 확인해보고 줄도 그어가며 발음연습을 했다.

 내 말이 성조가 틀린 것, 단어를 몰라서 쩔쩔 매던 것 등 체크를 했다.

안녕하세요 (니 하오) 밖에 모르던 내가 그들과 대화를 한다는 게 몹시 두려웠지만

직접 만나서 이야기한 사람이 10명이 넘어 아무한테나 말을 걸어 답변을 하고 택시를 타고 돈도 계산하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청소 아줌마에게 (니짜오) 인사하고, 말을 걸기 전에

 저--(칭원이샤)부터 하고 택시기사에게 수고 했다(신쿨러)고 하고 기차역전에서

 따라오는 호객꾼에게 아니오(뿌야오)로 간단히 따돌리기도 한다.

잘 못 알아들으면 잠깐 (덩이샤) 모르겠다(팅부동) 다시 얘기해주세요(짜이슈오바)을 써 가면서

 위기를 면하기도 했다.

 물론 식당에서 나올 때는 감사하다(시에 시에)는 말을 잊지 않았다.

거리에 즐비한 간판은 한자 간체자이긴 하지만 거의 다 읽을 수 있어서

간단히 나도 안다 (워예쯔다올라)고 하면 된다.

 

대망의 태항산맥 구련제 단독등반

 

다음날 나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어제 갔던 정주시의 자랑인 2.7 탑을 한바퀴 돌아왔다.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어제 못 들어간 <대상국사>를 다시 찾았다.

 규모가 방대하고 우리나라 해인사처럼 불경판을 보관한 불교의 성지다.

  오랜 역사와 함께 고색이 창연한 대웅전과 불탑 등 볼거리가 많은 곳이었다.

 아침 11시 일행은 두 대의 봉고택시에 나누어 타고 <태항산> 가는 길 중간에

<황하 유람구>에 찾아가서 황톳빛 황하와 모택동의 동상을 먼저 들리게 되었다.

 

 예정에 없던 2시간을 빼앗긴 것이다. 시간이 지체된다가 앞차

봉고차 기사가 길을 잘못 들어서 고속도로를 달리더니 겨우 알아차리고 방향을 돌려 4시간이나 걸려

 <운태산>(윈타이샨)을 지나 <구련산>(지우리엔샨)입구에 도착했다. 오후 4시다.

매표소에서 표를 사는데 입장료 때문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분명히 안내판에 65세 이상 무료라고 쓰여 있는데 우리는 안 된다는 것이다.

왜--왜냐---외국인이라 안 된다는 것. 무려 1시간을 낭비하고

회의를 열어서 여행비용 외에 추가로 입장료(150위안)를 낸 후

산 입구까지 운행하는 관광 빠오 차를 갈아타고 갔다.

험한 구불길을 휘돌아 서련사(시리엔쓰)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디엔티) 앞에 5시에 닿았다.

 

 

 

 

대망의 <태항산>(타이항 샨)은 기다란 산맥이다. 총 길이가 650km 이고 폭은 250km로

 그 산의 일부인 계곡에서 절벽을 올려다보니

하늘만 뻥 뚫린 좁은 협곡이다.

 바위로 책을 쌓아올린 듯 수 백 미터의 높이다.

그 위에서 폭포수가 떨어지는 장관이 보인다. 여기서 또 요금을 내고 이용해야 한다니

 참 돈을 내고 들어왔는데 너무 돈을 밝힌다. 나는 혼자 걸어서 <구련제>를 올라가기로 하고 일행과 헤어졌다.

 그들은 E/L로 순식간에 올라가므로 산 중턱에 있는 절에서 30분 후에 만나기로 약속했다.

 

중국의 연휴기간이 아니라 그런지 산길에 사람이 안 보였다. 사방이

 적막강산에 홀로 계단 길을 올라가다보니 너무 숨이 찬다. 10여분 후에 겨우 숨을 몰아쉬고 쉬는데

 한 무리의 여인들이 내려왔다. 처음 만난 중국인인데 차림새로 보아 <서련사>에 다녀오는 보살인 것 같다

. 가는 곳마다 절---절---절이다. 중국은 온 나라가 불교의 나라다.

 

이렇게 해서 1000개의 돌 계단을 올라 첫 번째 등반을 무사히 마치고

 <서련사>절을 찾아가 일행을 만났다. 반가운 친구들의 얼굴. 방문 기념사진과

 대웅전에서 불상 사진을 박느라 분주하다.

 날이 어두워져서 <산촌소잔>(샨춘샤오 짠) 산장에 투숙하고 밤 9시까지 저녁을

 거나하게 먹고 10시에 취침했다. 공기가 약간 서늘하지만 춥지는 않았다.

 

---------------------------사진중 검은 등산복을 입은 가운데가  필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