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터진 날---6.2 선거일
6.2 지방선거와 나의 농사이야기
밤 12시 30분.
지금까지 텔레비존에서 경기도 도지사 세 후보의 마지막 심야
토론회 프로가 끝났다. 김문수,유시민,심상정 3명 모두 알아주는
한국의 논객들의 치열하고 열띤 공방전이 있었다.
그런데 비슷비슷한 공약을 놓고 상대방만 공격하는 패배자들의
논쟁인 것 같다.
서울시장 후보도 그렇지만, 여당이냐 야당이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다. 아마도 본인도 다 알고 출마했으리라 생각된다.
현재와 같은 정치풍토에서 과연 어느 정치인이 우리 국민을 편하게
해주고 행복을 줄 수 있는가 의문시된다.
민주주의라는 투표 방식이 과연 얼마나 효율적인지 회의가 생긴다.
나는 아직도 우리 아파트 지역에 누가 나오는지 별 관심이 없다.
정치인, 정치는 신물이 난다. 그런데 이런 정치불신이 더 더욱
사회혼란과 분열,양극화를 확대시킨다는 것도 알고 있다.
현재와 같은 투표는 50 퍼센트도 안 되는 투표율 속에
소수의 독과점과 소수의 이익과 소수의 횡포가 숨어 있다.
그래서 반드시 젊은 세대 30-40대가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나는 정치, 투표 그런 것보다도 내 일--농사에 대한 일이 급하다.
어제 밭에 심은 씨앗이 잘 자랄지 그게 더 궁금하다.
비는 이틀이 멀다 않고 내리는 궂은 날씨에 농사가 걱정만 생기기 때문이다.
--자연재해????다.
금년 농사를 3월부터 하면서 주말농장 농사에 대한 나의 변을 들어보자.
-------------------------------------------------------------------
첫째, 농사는 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3D업종이다.
오늘 저녁에는 목과 코가 시큰하더니 밭 농사한다고 다녀와서 코피가 쏟아졌다.
그냥 취미 삼아 시작한 농사일이 도를 지나친 것이다. 지난 주부터 하루도 쉼 없이
뛰고, 등산하고, 공부하고, 봉사하면서 피로가 누적된 것 같다. 그래서 주변에서 오해를
받기도 했다.
농장 근처에 사는 농부는 밀집모자를 쓰고 트랙터를 몬다. 그는 종일 논에서
기계로 밀고 갈면서 모심기를 했다. 돌아오는 길에 인사를 하면서 얼마나 힘이 드느냐고 했더니,
허허---웃으며 " 아뇨...이걸 갖고 뭘 힘이...기계가 다 해주는 데..." 하면서 빙그레 웃는다.
그렇다. 나는 코피가 터지는데 그분은 천직으로 매일 하는 일이라 쉽다는 것이다.
농사는 해보면 알지만, 농사는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며 희망일뿐이다.
날이 추우면 추운대로, 더우면 더운대로, 비가 오면 오는대로 거두고 키워야 한다.
농사는 언제나 3D 업종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시지프스의 노역이다.
둘째, 농사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감당해야 한다.
농사는 헛일이다. 금년에도 4월에 폭설이 내리는 기상이변에다가 봄비가 수시로 내렸다.
일찍 나온 새순은 얼어죽고 비닐하우스는 일조량 부족으로 말라버리고 과일나무도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내일을 모르는 게 농삿일이다. 도시인들에게는 무모한 투자다.
미래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하다. 잘 되는 풍년은 농민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래도 농민은 실낱같은 희망으로 산다. 그저 잘 되기만을 바라며 씨앗을 뿌리고.
한포기라도 살리려고 아기 다루듯 땅에 심고,세우고, 비료를 준다.
올 농사가 시름과 걱정으로 다시 시작되는 시간이다. 수없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이제는
더 이상 바랄 것도 없고 더 욕심을 내지 않는다. 뿌린대로 거두는 길 밖에 없다.
운명에 살고 운명에 죽는 야생화, 야생동물에 불과하다. 요란하게 정치구호를 외치는
마이크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6.2 지방선거---가 무엇인지 알 시간도 없고 관심도 적다.
세째, 농사--땀의 결실에 대한 보상은 언제 받을까.
상품가치가 없는 채소와 과일은 시장에 팔 수 없다. 쥐구멍에 볕들 날을 기다리는 농민들,
그들의 수고와 노력에 대한 댓가는 언제 채워줄 수가 있나? 빚에 빚을 내어 사는 인생.
아무리 크게 농사를 지어도 논밭의 곡식은 병충해와 바람과 홍수와 벌레와 싸우지 않으면 안된다.
유통시장에서는 깨끗한 농약 채소만 찾는다. 그러니 농약을 안 치고는 농사를 지을 수 없다.
그들은 자식만이라도 제대로 가르쳐 대학까지 많이 배우고 좋은 직장에 가서 잘 되기만을
꿈꾼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자본주의 60년이 지나도 농민은 그저 농민,천민 계급이다.
지금도 농민은 반대급부가 없는 사회의 이방인으로 대접받고 있다. 그래서 출세를 하려면,
돈을 벌려면 도시로 나가야 한다. 이제 우리 농사도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며 유기농
, 무공해 작물을 내놓기 위해 불철주야 공부하는 농민을 대폭 지원해 주어야 한다.
농민들이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길이 지방자치제의 가장 중요한 컨셉이 되어야 한다.
언제나 그런 세상이 돌아올 것인지?
6.2 지방 자치 선거에 나서는 정치인들에게 묻고싶다.
--------------------------------------------------------------------------
댓글 5 인쇄 | 스크랩(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