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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인의 편지---행복
일죽 산사람.일죽 김 양래.요셉.아가페.
2009. 12. 2. 13:07
2002.02.14 (목요일) [시인의 편지] 문경화 드림
행복
이원규
무언가 해야할 일들이 남아 있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저 하늘 별들에 감격하며
지천의 꽃들에 감사하는 것조차
어쩌면 사치스러운 시절
서로 살아있음을 알리는 눈짓
남모를 그리움 하나 간직하고 있다는 건
그래도 얼마나 눈물겨운 행복인가
어려운 시절일수록
무언가 갚아야 할 게 남아 있다는 건
또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설사 그것들이 월세 혹은 빛이라 할지라도
견뎌야 할 일이라면
더구나 해야만 할 일
그 일들이 잠시 좌절된 꿈을 이루는 거라면
더더구나 갚아야만 할 일
그 일들이 속 깊은 분노로 남아 있는 한
우리는 이렇게 살아 남아
뜨거운 눈빛 주고받을 수 있다는 건
그래도 얼마나 섬�한 행복인가
-지푸라기로 다가와 어느덧 섬이 된 그대에게 ,
실천문학사 중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