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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가면 숲을 닮는다
일죽 산사람.일죽 김 양래.요셉.아가페.
2009. 9. 11. 22:38
중앙일보 9/10자 윅엔드--카버스토리
...숲은 그래서 산과 다르다. 숲에도 나무가 있고 산에도 나무가 있지만,
우리가 그 나무가 우거진 수목지대를 숲이라 불렀을 때 숲에선 살그머니
인기척이 들린다. 그래서 숲은 들어가는 곳(입산)이고 산은 오르는 곳(등산)이다.
... 숲해설가란 직업이 생기고 숲 해설 프로그램이란 학습방법이 인기를 끄는 것은
숲이 더 이상 인간 바깥 세상의 자연을 가리키지 않기 때문이다.
...숲에서 요란을 떨 필요는 없다. 숲에선 모든 게 저절로 돌아간다. 숲의 속성이 그렇다.
오래 전 죽은 나무에서 새싹이 움트고, 산불이 할퀴고 지나간 다음에도 숲은 되살아난다.
숲은 언제나 깊고 푸르고 그윽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늘 풋 것으로 싱싱하고 활기차고
펄떡거린다.
...공기 중에 산소가 가장 많은 계절이 돌아왔다. 그래서 9월엔 숲에 가야 한다.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된다. 아파트 단지 뒤편의 야산도 좋고, 동네 공원의 느티나무 그늘도 좋다.
나무 이름은 몰라도 되고, 꽃 이름을 몰라도 상관 없다. 숲에 가서 크게 숨 한번 들이 쉬면 족하다.
코 안으로 비릿한 향기 들어오고 입안에서 단 맛 나는 공기가 맴돌면 그만이다.
그게 목욕이고 운동이고 공부고 치료다. 숲에 가자...
---------------------숲공기가 상큼한 가을을 맞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