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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야생화 이야기---4

일죽 산사람.일죽 김 양래.요셉.아가페. 2008. 8. 27. 02:49

개울가에 가보니 지의류와 초본 식물이 무성했다. 노란 산자고와 노랑금매화, 흰색과 분홍색의 하늘매발톱을 촬영한 후 산문에서 16인승 봉고차를 갈아타고 12시에 관면봉  바로 밑 주차장에 도착했다. 깎아지른 바위봉인 관면봉이 지척에 보였으나 차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니까 바람이 보통 세찬 게 아니었다. 이 지점에서 작년에 가이드가 서 있다가 바람에 날아가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가 났다는 곳이다.

나는 우비를 입고 뒤쪽 구석의 간이화장실로 뛰어갔다. 이 남파코스는 금년 6월에 처음 개방하여 아직도 공사 중인지 모래흙을 가뜩 실은 덤프트럭이 보인다. 워낙 강풍이 세기 때문에 화장실 문짝 앞에 마냥 서 있는데  최유진형이 급하게 나를 불렀다. 아무리 둘러봐도 사방이 시커먼 부석토뿐인데 희귀식물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 빨리 찍어요---찍어---”

“ 뭔데요? 어디요???  어디...”

“ 저게 가솔송이예요....”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도 않고 흙인지 풀인지 잘 분간하기 어려운 데도 셔터를 마구 눌렀다. 가솔송과 담자리꽃나무는 남쪽 정상 관면봉에서 찍은 나만의 수확이었다.

        

 

 남파 정상에서 희귀종 사진을 찍는 행운



천지 두글자가 새겨진 돌간판 옆에서 버티고 서서 또 독사진을 박았다. 관면봉을 배경으로 한 백두산 등정사진이 되었다. 오후 1시 다시 산문 주차장에 내려가 구름범의귀, 호범꼬리, 가솔송, 두메자운 같은 백두산 희귀식물을 찍었다. 내려오다가 2번 차에서 내려서 축 늘어진 야생화를 사진기에 담는 일행의 모습은 처절한 취재현장을 방불케 했다.

 목재검사소와 도로포장공사 현장 사무소 건물 근처에서 촬영한 전리품은 다음과 같다.

 코스모스와 비슷하게 생긴 기생초, 고광나무, 린네가 이름을 붙였다는 린네풀, 난초과 황백색의 털개불알꽃, 진달래과 흰 백산차. 톱바위취, 홍자색의 나비 난초, 난초과 앙증맞은 연분홍색의 나도제비난, 흰인가목, 백합과 두루미꽃, 노랑만병초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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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산은 3번 화산이 분출하였고 최근에는 300--400년 전에 마지막 분출이 있었다고 한다. 현재 식물분포는 호온성 열대기원 식물과 북극 고산기원 식물, 아한대성 북방계통 등 다양하게 혼재하고 지질토양은 동결층에서 형성된 것과 현무암층의 토양, 표백화 갈색토양이 결합되어 있다. 수차례의 화산 폭발로 이루어진 부석층 토양과 식물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제4기 이후에 진화를 거치며 혼합된 식생이 분포하고 있다.


 1억 8천만년 전 제1단계 빙하기는 한랭하고 건조한 땅에서 자라는 애기자작나무, 참오리나무, 조름나무, 콩버들, 백산차, 노랑만병초, 월귤나무,두메들쭉, 담자리곷, 종참꽃, 애기사철란, 두메옥잠화, 백두금매화, 황새풀, 린네풀, 노루귀풀, 산석봉, 가솔송 등이 자라며 간빙기는 생장한 생강나무, 노린재나무, 북나무, 작살나무, 칡덩굴 등이 나타났다.


1만년 전후 제2단계는 후빙기에 얼음이 녹은 후에 오늘의 서해와 동해가 갈라지며 한반도가 형성되는 시기로 온통 펄로 뒤덮은 삼림 속에는 이끼류를 비롯해서 잎갈나무, 좀잎갈나무, 버드나무, 자작나무, 산마가목, 까치밥나무, 쉬나무가 잘 자랐고 늪 주위에는 버들류와 물싸리, 석남, 월귤, 참꽃, 들쭉나무가 생겼다. 초본으로는 물속새, 방울사초, 둥글레사초, 부채붓꽃, 조름나물, 곰취, 버들취, 미역취나물이 번성하며 펄이 낮은 곳은 황새풀, 사초류, 큰조아재비, 골풀아재비, 붓꽃류, 가는오이풀이 자라게 되었다.


870년전 제3단계에 들어서는 지의류 선태류, 조류와 공생하면서 산새, 산사초. 두메오리풀이 자랐으며 고산초원토양에서 진달래와 떨기나무가 우세하고 사시나무, 자작나무, 사스래나무, 누운잣나무, 부게꽃나무, 산겨릅니무, 황철나무가 나타났다.


 제4단계에는 이들이 진화와 생성과정과 소멸과정을 거치면서 안정기에 살아남은 저목림선구수종이 남게 되었다. 사시나무 자작, 사스래 등 저목림과 건조한 토양에 강한 잎갈나무가 천이과정을 거치며 생성되었다. 지금 백두산의 수림지대는 70%가 잎갈나무 숲이고 가문비나무, 분비나무,종비나무 같은 삼송림이 혼합된 형태를 이룬다.


(차종환 박사, 백두산의 식물생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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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비를 맞아 지칠 대로 지친 모습으로 남쪽 등정을 포기하고 숙소로 향했다. 송강하의 송림호텔로 귀환하여 젖은 옷을 갈아입고 샤워를 한 후 석식을 맛있게 먹었다.

 야밤에 칙칙하고 답답한 호텔방을 나와 제기차기를 하는 문화궁 시민들과 어울렸다. ‘니이 잉러’--(당신이 이겼다). ‘니이예 쑬러 ---(네가 또 졌다)-- 해가면서 응원을 했다. 그들의 전통적인 놀이로서 유연하게 뒷발로 돌려차기를 잘 했다. 제기모양이 새의 깃털로 만든 게 특이하다. 우리는 앞발로 제기를 차올리지만 그들은 왼발, 오른발 자유자재로 뒷발차기 묘기를 연출했다. 시내 상가의 네온싸인 간판과 도로 풍경, 삼륜차 택시, 간이시장 야경 사진을 찍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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