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산----경기소금강
단풍의 절정기를 맞아 소요산을 가 보시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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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축제중인 동두천 소요산(逍遙山)
어느새 들판에 코스모스가 피고 오곡이 무르익어가는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여름내내 불볕과 싸우며 더위를 이겨낸 과일들이 풍성하게 익어 우리의 입맛을
즐겁게 해준다. 올 8월 추석도 풍년을 맞아 고향성묘도 하고 오랜만에 가족이 모여
돌아가신 조상을 생각하며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하게 될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것이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주위에 보면 한창 일할 젊은 나이에 비명에 저세상으로
가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우리는 더 오래 살고 싶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 산에 입산하는 것이다.
흔히들 왜 산에 가느냐고 물으면
"그냥 가는거야..." ,"좋아하니까--". 아니면 "거기 산이 있으니까..." 하지만
개개인에게는 분명히 산행을 하는 진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살이 너무 쪄서--
아니면 다리에 힘이 없어서---아니면 계단을 오르기 힘드니까---하지만,
모두 변명에 불과하다.
요즘 활성산소를 강조하면서 걷기운동을 권장하는 웰빙프로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동네길이나 공원을 산책하든지 좀 더 멀리
산행을 하든지 정기적으로 꾸준히 하는 게 건강 장수의 비결이다.
운동은 한달에 한번---두달에 한번---1년에 6번---3년에 3번 은 건강에
오히려 해롭다고 한다.
등산은 가파른 산길을 걸어서 오르는 행동이므로 팔, 다리, 허리,목 등
온몸운동이 되며 특히 심호흡을 하므로서 심폐기능을 좋아지게 하는 웰빙 운동에 속한다.
그러나 40대, 50대에 잘 일어나는 동맥경화증, 고혈압,당뇨,협심증,골다공증,심근경색증,골다공증,
허리디스크,목디스크,관절염 등 증세가 있는 사람은 사전에 반드시 의사의 검진을 받아 처방을 받고
산에 올라야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 수 있다.
미국 '크리스찬 헬스 닷 컴 '인터넷 사이트에서 권장하는 '건강산행법 10가지'를 소개한다.
1. 평소 자신의 능력에 알맞는 가급적 쉬운 산행코스를 선택하고,
무리하지 않게 걷는다.
2. 건강산행을 위해 가능하면 코스를 초입이 평탄하고 완만하며,중간에
울창한 숲이 있는 곳을 선택하라.
3. 단체산행에서 남보다 앞서려고 뛰거나, 가쁘게 숨을 몰아쉬는 등
경쟁심을 버려라.
4. 신체 리듬에 맞춰 반드시 30,40분 산행 후에 5분 정도 휴식을
갖고 인체의 자기방어능력을 회복시켜라.
5. 쉬는 시간에는 2분 정도 꼭 심호흡을 해주고, 앉지말고 서서
팔 다리를 흔들어 스트레칭 운동을 해주라.
6. 등산은 땀을 많이 배출하므로 휴식시간에 조금씩
물(생수,오이,과일 등)을 보충하라.
7. 장시간 산행 후에는 중간에 열량이 많은 간식(사탕, 쵸코렛,과자 등)을
먹어라.
8. 계절과 기후변화에 대비해서 방수 방풍 옷과 여벌 옷,
우의를 미리 준비하여 수시로 바꿔 입어라.
9. 평탄한 산길에서는 긴장된 마음을 풀고, 천천히
심호흡하며, 편하게 팔 다리의 힘을 빼라.
10. 정상정복이라는 목표 의식을 버리고, 마음을
편하게 먹고 자주 쉬면서 주변의 자연경관을 감상하라.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면서 동시에 산악인에게는 1년중 가장 좋은 등산의 계절이다.
올해는 서울에서 가까우면서도 지리산, 덕유산,내장산, 적상산, 대둔산,제약산에 못지 않는
단풍놀이를 즐길 수 있는 동두천시 소요산(逍遙山)에 들어가서 유유자적하게 소요를 즐기면 어떨까.
소요란 말은 술취한 사람처럼 천천히 흔들흔들 걷는 것이다.
빨리 걷는 게 아니다. 걷기운동----건강산행이 바로 이것이다.
소요산은 경기도 동두천시와 포천군 신북면,청산면에 걸쳐진 작은 산이다.
해발 587m의 주봉인 의상대를 비롯해서 하백운대, 중백운대,상백운대,나한대,공주봉
등 고만고만한 6개의 봉우리가 반원형 모양 이어진 능선을 이루고 있어서 단번에 종주
등반하기가 좋다.
중간 중간 계곡으로 내려가는 코스가 다양하게 연결되어 힘이 부치는 경우에는
언제든지 하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북한산에도 북한산성을 중심으로 사방에서
오르고 내려가는 다양한 코스가 있지만 소요산의 봉우리는 모두 자재암이란 유명한
절을 중심으로 하산하는 코스라서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자재암은 645년 신라 선덕여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유서깊은 천년고찰로
현재는 6.25 한국전쟁 중에 소실된 것을 1961년에 진정스님이 재건한 산사다.
운악산과 더불어 옛부터 경기의 소금강이라 불리울 정도의 아름다운 경관을 갖춘
소요산은 한북정맥의 지맥으로 종현산과 왕방산과 함께
남북으로 연결된 아기자기한 산으로 날카로운 칼바위봉과 깊은 계곡,
폭포가 어우러져 마치 내설악산을 축소해놓은 느낌이 든다.
바위질은 검고 붉은 편마암으로 쩍쩍 갈라진 차돌이라 뾰족하다.
금강산으로 가는 경원선을 타면--- '소요산역'앞에서 부터 시작되는 2km
단풍숲 거리는 이 산이 자랑하는 절경중의 하나이며 능선상의 기암절벽과 푸른
소나무, 노란 고로쇠나무, 참나무, 서어나무와 붉은 단풍나무 협곡은 이곳을 찾는
등산객에게 경이로운 풍경을 자아낸다.
소요산은 사철 색다른 경관을 보여주어 연중 많은 등산객이 찾아오고 자재암은
4월 초파일을 전후해서 많은 불자가 전국에서 찾아온다.
버스주차장에서 매표소를 지나 500m 오르면 '소요산 자재암' 이란 현판이 걸린
일주문이 나오고 이어서 매점과 약수터와 만나면 원효폭포,원효굴이 앞을 가로 막는다.
여기서부터 소요산의 본격적인 등산이 시직된다.
오른편으로 속리교를 건너 곧바로 직진하면 의상대와 공주봉으로 가는 길이고
왼편으로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시원한 원효대(원효가 좌선했다는 자리)가 있다.
여기서 잠시 쉬며 올려다보면 기암절벽이
서 있고 다시 아래로 내려서면 백운암과 자재암으로 가는 돌담길이 나온다.
일자로 길게 자리잡은 자재암은 절이 생긴 사연이 여느 절과는 사뭇 다르다.
사액에 얽힌 설화에 따르면 젊은 원효대사가 일찌기 신라 왕의 딸인 요석공주와
사랑을 나누고 헤어진 후 이곳 소요산에 들어와 수도하던 어느 날 야밤에
나물을 캐다가 길을 잃은 한 여인이 하룻밤을 묵기를 간청하며 유혹하는 일이
생겼는데, 원효는 욕정을 못 이겨 요석공주에게 범한 것을 후회하며 단호하게
"나는 이미 자재 무애지경에 이르렀다."고 굳게 마음 먹고 여인의 유혹을
물리쳤다고 한다. 그런데 이 여인이 사실은 관음보살의 화신이었고 이튿날
관음보살의 얼굴을 보고 깨달은 대사님은 그 자리에 절을 지어 오늘에 이른 것이라고 한다.
이 절의 역사를 보면 우리나라 반만년 역사만큼이나 파란만장하다.
선덕여왕 14년에 자재암으로 창건되어 고려 광종 때 크게
확장하였으며 의종 때 불에 타버리고 이조말엽 고종때 재창하여
영원사라 불렀고, 그후 만월전만 남고 불타버린 곳에
순종 때 제암스님과 성파스님이 다시 중건하면서 자재암이란 옛
이름을 찾았다고 전한다.
부근엔 신라의 명현으로 유명한 설총을 낳은 요석공주가 원효대사를 찾아와
여생을 보냈다는 집터인 별궁지가 있으며, 자재암 입구에는 추담 대종사의
사리부도가 있는 백운암이 있다.
등산로는 자재암을 경유해 왼편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철책코스인 하백운대(430m)
---중백운대(510m)--상백운대(550m)--나한대(565)--의상대(587m) 정상--속리교로
하산하는 길이며, 중간에 나한대 직전에서 좁은 협곡으로 하산해 선녀폭포와 선녀탕을
구경하고 자재암에 이르는 하산코스, 자재암에서 우측으로 내려가 선녀탕을 경유해서
중백운대와 상백운대 사이의 안부로 오르는 등산코스 등등 다양하다.
그밖에 거꾸로 올라가는 방법은 속리교에서 우측으로 구절터를 경유해 공주봉(526m)을
먼저 오른 후 의상대를 거쳐서 하산하면 된다. 다만 동두천시내 방향으로는
미군 부대가 있어 등산로가 폐쇄되어 있다.
소요산의 등산 백미는 상백운대와 나한대 까지의 1km 칼바위능선이 아닐 수 없다.
다른 능선길의 평지와 달리 아슬아슬한 바윗길이 굴곡이 심하며 500년이상 된 노송이
줄지어 있어 조망이 뛰어나다.
가슴이 답답한 분은 천천히 한발 한발 올라가 곳곳에 산재한 전망대바위에 앉아
반대편 봉우리를 내려다보면 한없이 가슴속으로 상쾌한 쾌감을 맛볼 수 있다.
총소요시간은 코스에 따라 조절이 가능하지만 보통은 4시간이면 종주가 가능하다.
겨울철에는 하산길에 돌밭길이 많아 조심해야 하므로 반드시 피켈과 아이젠을
준비하고 등반하여야 하며 안전한 등산로를 벗어나서는 안된다. 여름에는 폭우가 내릴 때
계곡길이 온통 물길로 변하므로 즉시 하산하여야 한다.
전국에 유명한 산과 고찰이 많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체력에 부담되지 않는 산이
소요산이다. 금년에도 10월중숭부터 소요산 단풍축제를 동두천시에서 지방축제로 연다.
이날은 군부대에서 합창단과 군악대가 동원되며 경기민요 등 지방문화재를 공연한다.
주변에는 북으로 신북온천과 한탄강 관광지,열두개울유원지,전곡리 선사유적지가 있으며
남으로는 깊이울계곡, 나무조각공원, 천변유원지등이 있다.
여름철 멀리 관광버스로 지리산이나 설악산, 덕유산, 가야산, 내장산을
찾아갈 게 아니고 동두천역에서 30분만 꽃열차를 타고가면 아주 편리하고 저렴하게
단풍숲속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사진은 2005년 가을 주금산 억새산행중인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