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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나물 산행기---1999

일죽 산사람.일죽 김 양래.요셉.아가페. 2008. 6. 3. 17:47

 길고 부드러운 능선길에 넘치는 산나물

(개요)
이 산은  등산할 만한 산이라기 보다 나물산이라고 해야 제격인 곳이다. 그 경치나 산세나 어느 것도 내세울 만한 산이 못된다.


길고  부드러운 능선길과 마치 모자를 쓴 모양의 융기가 돌출된 정상부로 이루어져 있다. 바위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육산중의 육산이다.


경기도 가평군 상천리에서 하색리에 걸쳐진 600 m 급의 낮은 산으로,바로  빛고개 옆에 서 있다. 이 산과 마주보는 두밀리의 대금산은  산악회에서도 찾아오는 유명한 산이지만, 사실상 가려져 있어 한적하기 그지없다.

여기를 해마다 가보아도 등산복 차림을 한 등산객을 만나지 못하는 오지(?)다. 우리는 외우기 쉽게 볼기짝 산이라고 부른다. 이 산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봄이면 꽃이 피고 산에는 갖가지 산나물이 유혹한다. 그 종류도 다양하고 수확도 많다.

(나물 산행기)

1999년 5월2일 나는 예외없이  나물을 캐러 이 산으로 향했다. 따스한 여름날 같은 날씨에 하늘은 새파랗게 물들어 상쾌하다. 다른 목적이 아니라서  2층에 사시는 할머니 한분을 모시고 떠났다. 오늘은 어디로 가느냐고 해서 마침 나물하러 간다고 하니까 따라 나선 것이다.


경춘국도를 달려 상천리를 지나 빛고개를 넘고 좌회전해 20여분만에 윗 두밀리 마을 회관앞에 도착했다. 봄기운이 밭에서 일하는 농부들의 모습에서 완연하다. 우리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칼과 비닐봉지를 들고, 가까운 밭 둔덕부터 훌치기 시작했다.

냉이와 쑥은 철이 지나서 먹을 수 없어 씀바귀 나물이나 캐고 산길로 올라붙었다. 밤나무밭 주변에 널린 질경이부터 뜯느라고 야단이다. 겨우 그런 것을 하려고 여기까지 왔느냐고 소리쳐서 겨우 달래어 언덕길로 올라갔다.

민들래,미역취, 두룹, 고춧잎 등이 많다. 사실 이 산은 취나물과 고사리가 유명해 여기서 지체하면 손해다. 나는 또 다시 그만 그만 하며 달래어 능선길로 인도했다.  능선에서부터 시작되는 나물의 밭,취,참나물,두룹,고사리, 씀바귀,고들빼기 등 닥치는대로 채취하다보니 허리가 아프다.

너무 힘들어 그늘에 앉아 쉬고 있는데, 반대편에서 사람소리가 난다. 모처럼 만나는 등산객인가보다 했더니 우리보다 먼저 와서 한번 지나간 동네(상천리)분 들이다. 모두들 지고 이고, 한 보따리씩 들고 내려온다.

아이쿠! 한발 늦엇구나 싶다. 이 분들은 해마다 동네 아주머니와  함께 다녀가며, 1년 나물로 보관하며 겨울까지 먹는다고 한다. 이분들 한테 나물 보관법도 듣고 실증이 날 때까지  뜯다가 배가 고파 내려왔다.


가평은 에로부터 나물의 보고이다. 아직도 숨은 오지가 많다. 인접한 대금산, 깃대봉, 매봉, 전패봉, 연인산(우목봉), 명지산까지 이어진 연능에는 사람의 손이 아직은 덜  탄 고이 많다.혼자서 밤나무밭에 계시던  할머니는 이상한 이파리를 두룹이라고 잔뜩 따서 자랑한다.

우리가 보니 그건 나물이 아닌 새순을 따신 것이다. 모두 버리고 우리가 해간 것을 드리고 위로했다. 이날 우리는 1년 먹을 나물을 해와 집에서 다시 고르고 씻어 말릴 것과 삶을 것을 나누었다. 푸짐한 날이었다.

각종 나물에 대한 지식도 배우고, 신선한 잎으로 포식하고, 노력한 만큼 땀을 흘린 늦은 봄의 수확에 모두들 좋아했다. 너무 많이 욕심을 내면 안된다. 소위 싹슬이 말이다. 여기다가 소개한다고 해서 또 너도 나도 몰리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봄도 머지 않으니까.......


2000.2.11   일죽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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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솟아오른 저산정에, 구름도 못다 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저 산은 우리 마음, 산사람 넓고 깊은 큰 뜻을, 저 산은 우리고향, 메아리 소리되어 흐르네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아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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