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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야산 산행기

일죽 산사람.일죽 김 양래.요셉.아가페. 2007. 7. 7. 22:44

다음은 오래 전에 다녀온 충남 덕산 가야산 산행기입니다.

천리포에서 돌아오는 길에 해미읍성과 개심사를 구경했다고

해서 감히 저의 소회를 올립니다요...

잘 다녀오셨습니다요....맹이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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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7시 올림픽공원 앞에서 그리고 평촌에서 각각
출발하여  10시 반에 ‘해미읍성’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서해대교 휴게소에서 양팀이 합류해서 쉬느라 약간 지체하여
해미읍성에 도착하니 만산이 친구인 충북대 교수 한 분과
기다리고 있었다.

그분의 안내를 받아 가야산 중턱 등산 들머리까지 차량으로
이동했고 재차 등산로에 대한 안내를 받자마자 산행은 시작됐다.
11시 20분. 다짜고짜 급경사 계단을 오르기 시작하자 일차 목표인
가야산(방송중계탑이 있음)까지 1Km 남짓한데 한 시간 가까이
걸린다는 교수님의 안내가 실감이 났다.  

5월의 신록이 짙어가는 숲속길은 며칠 전 내린 비로 촉촉이 젖어
있어서 신선하고 상쾌했다. 가파른 숲길을 오르면 땀이 이마에서
뚝뚝 떨어지지만 능선에 올라서면 5월의 산들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 땀을 식혀주었다.

좌우로 시야가 탁 트여서 너른 내포평야가 발아래 깔리고 멀리
아련하게 바다가 수평선을 이루고 있었다. 북쪽으로는 서해대교의
탑이 희미하게 보였다.  

가야산 최고봉인 가야봉(677m)에는 방송중계탑 시설이 차지하고
있어서 주봉 구실을 못하기 때문에 거기에서 약 2킬로미터 떨어진
석문봉(653m)이 모든 등산로의 중심지가 된다.
이 일대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어서 어느 쪽으로 가든 결국은
이 산을 끼고 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두 봉우리 오른 쪽(동쪽)
골짜기로 뻗은 작은 능선 끄트머리쯤에 대원군의 부친 남연군의
묘가 2대천자의 명당을 자랑하고 있다는데 보이지는 않는다.  

오후 1시가 채 못되어 석문봉 도착 . 시원한 바람이 살랑거리는
소나무 숲그늘에서 정상주 한잔에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요요회는 올라간 길을 되짚어 내려가는 경우가 없는데 이번에는
자동차를 가져온 탓으로 온 길로 되돌아 하산했다.
그러나 좌우 전망이 워낙 좋아서 하산길은 그대로 또 새로운 맛이었다.

보통 하산을 하면 시원한 맥주나 막걸리가 기다리고 있으나
오늘은 덕산온천 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온천에 몸을
담그고 나니 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잠깐 샤워만 했는데도
살갗이 뽀드득뽀드득해지며 윤이 났고 하루 동안의 피로가
말끔히 가셨다. 온천을 즐기는 분들은 몇 시간이고 있어도
끝이 없겠지만 저녁 일정 때문에 한 시간으로 온천욕은
제한할 수밖에 없어서 유감.

온천을 하고 만산의 안내로 예당저수지로 향했다.
저녁은 붕어찜과 어죽으로 이미 예약이 되어 있었다.
저녁 햇빛을 받아 잔잔한 저수지를 내려다보는 붕어찜
전문집. 등산과 목욕으로 컬컬해진 목을 우선 맥주 한잔으로
축이며 건배를 하고 이어서 만산이 준비한 ‘랜슬롯’
위스키를 붕어찜에 곁들였다. 일인당 뼘을 넘는 붕어
한 마리씩 돌아가는 붕어찜은 푸짐하기도 하려니와 맛도
좋아서 훌륭한 안주가 되고 절로 밥을 찾게 했다.

그러고도 이 동네 특미인 ‘어죽’을  또 한 사발씩 비웠다.
유감이면서도 황공하기는, 만산이 본인의 고향을 찾아주어
고맙다며 이 저녁은 본인의 몫이라고 굳이 주장. 원래 약속은
숙박과 주류 정도였는데....하여튼 고마운 마음으로 넙죽
받아먹기로 했다.

밤 9시경에 아파트에 도착 짐을 풀었다. 호화딜럭스 아파트라고
미리 풍을 떨어보았는데 그게 사실로 나타났다. 수박, 참외 등
먹을거리가 냉장고에 채워져 있었다. 등산, 온천, 푸짐하고 맛있는
저녁까지 먹고 안락한 잠자리까지 보장받았으니 남은 일은
하루를 마무리하는 뒤풀이. 간단히 맥주 한두 잔에 이야기나
나누려 했으나 코냑병을 본 영산이 Bomb Cocktail을 마셔야
한다며 주조에 나서는 바람에 결국은 모두들 폭탄주 세례를 받았다.

폭탄주 덕분인가, 한밤중에 등산파카에 타마구 공군안경을 쓰고 빨간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나타난 미드나잇 패션에 모두들 황당, 포복졸도.
특히 고마운 것은 바쁜 일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서 저녁차로 내려와 합류한 만산의 부인 윤수경 여사의 성의.
이것이 동아투위의 끈끈한 정이고 요요회의 기본바탕이던가.

나이는 속이지 못해서 날이 채 밝기도 전에 몇몇이 부스럭거리며
단잠을 깨웠다.
이제부터 간단히 요약해야겠다.
간밤에 푸짐하게 먹었기 때문에 아침은 간단히 먹기로 하고 라면을
한 박스 준비했었는데 소용이 없어졌다. 근처에 밴댕이찌개를 잘
끓이는 집으로 안내되었다. 밴댕이찌개도 색다른 맛이고 곁들인
반찬도 맛이 좋아서 아침부터 포식.

예까지 와서 바다를 그냥 뒤에 두고 갈 수는 없다고 하여
간월도에 나가서 바다구경도 하고 ‘간월암’을 둘러보고
젓갈집에 들려 주인아주머니 정신을 한바탕 빼놓았다.
이제 이번 여행을 정리해야 할 마지막 순서. 가야산 부근
방목장을 지나 ‘개심사’를 찾았다.
절에 들어서는 돌계단 첫머리 작은 돌기둥에는 ‘洗心洞‘
’開心寺‘라고 적혀있다. 개심사에 들어서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때묻지 않고 변함없는 옛모습에서 평정심을 찾게된다.

다시 한번 박종만 위원 부부의 환대에 감사드린다. 이번 등산
여행의 숙식은 물론 현지 안내와 차량까지 전폭적으로 후원을
받았다. 임학권 위원이 왕복 운전을 하느라 고생이 많았고 이번
여행에 참여해준 모든 요요회원들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