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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피천득 선생님의 시---5월

일죽 산사람.일죽 김 양래.요셉.아가페. 2007. 5. 26. 23:25
五月 / 피천득

♬배경음악:아들린느를 위한 발라드♬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스물 한 살 나이였던 오월.
    불현듯 밤차를 타고 피서지에 간 일이 있다.
    해변가에 엎어져 있는 보트, 덧문이 닫혀 있는 별장들,
    그러나 시월같이 쓸쓸하지는 않았다.
    가까이 보이는 섬들이 생생한 색이었다.

    得了愛情痛苦(득료애정통고) - 얻었도다, 애정의 고통을
    失了愛情痛苦(실료애정통고) - 버렸도다, 애정의 고통을

    젊어서 죽은 중국 시인의 이 글귀를 모래 위에 써 놓고
    나는 죽지 않고 돌아왔다.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 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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