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생은

2014. 12. 28. 19:55카테고리 없음

작년 한해는 내 일생의 99 고개

 중 또 한번의 커다란 고개를 어렵게 힘들게

넘었다. 1975년 3월 내가 결혼할 때 회사에서 해고당하고

 마누라를 위로하면서 했던 변명이 기억난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에 어려운 나의 단독 결정에 대한 인 핑계와  위로의

 말이었지만 마누라는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었다... 

그 후로 수없이 많은 실직과 가난과 사망과 좌절의 고개를 넘어왔다.

1967년 대학을 졸업하고 ROTC 장교로 군에서 제대하면서 동아일보에

취직하자마자 어머니, 할머니, 아버지를 차례로 5년 동안 내리 잃고

 나는 7남매의 장남으로서  하루아침에 결손가장이 되었다. 이러할 때

 시집이라고 와서 평생 나와 시동생들, 3아이(아들 둘, 딸 하나)들 뒷바라지만

 하다가 평생 동안 모질게 고생한 보람도 없이 작년에 56살로 한 많은 생애를 마감했다.




아내는 내가 한겨레신문에서 정년퇴직하자 갑자기 몇해 전 파킨슨씨병 증세가 있어서

 정원에 나가서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보려고 99고개 이야기를 했지만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어려운 99고개를 다 넘기고 좋은 일만 남았다고 했더니 피--하며 웃었다.

그 고개를 다 넘긴 것인가?

내 삶과 내 인생과 내 운명이 왜 이다지도 모질고 못나고 못 생기고 험난한지

나에게는 어쩌면 주어진 필연적인 숙명이 아니었던가 생각한다.

 

 나는 평생을 동아일보와 이 세상 사람들에게 속고 살아왔다.

그런데 마누라는 뭐가 뭔지도 모르고 시집 와서 나에게 철저히 속았고

 끝내는 사기 당해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