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공정여행

2012. 9. 14. 01:05카테고리 없음

                                     

100세 시대 공정여행

 

요즘 국내 여행,해외여행,순례여행,세계문화유산여행 등 국내외 여행이 100세 시대의 화두다. 한국 사람은“여행”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흥분한다. 여행은 이제 우리 시대의 일상적인 여가활동이 되었다. 따라서 평생 동안 해외여행 한번 못 가본 사람은 불쌍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바야흐로 여행의 천국시대, 보편적인 트렌드가 된 여행이지만 과연 참다운 진짜 여행은 무엇일까? 여행의 목적은 무엇인가?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묻고 싶다.

 

여행사의 가이드처럼 매일 하는 일이 여행지로 손님을 안내하고 돈을 버는 직업인이라면 몰라도 일반인은 여행이 그리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월급쟁이로서 1년에 한번 하계휴가를 내어 가족과 함께 가까운 피서지로 피서여행을 다녀올 정도다. 가정을 지키는 주부는 더욱 여행과는 거리가 멀다.

집안일에 얽매여 가족을 놔두고 혼자서 떠날 수 없기 때문에 당일치기 아니면 1박2일은 엄두도 내기 어렵다. 그들에게는 먹고 사는 일이 힘든 환경에서 여행은 남의 일이고 먼 미래의 꿈이고 희망일 따름이다.

 

여행은 여유가 있어야 가능하다. 먼저 시간이 주어져야 하고 자금이 있어야 하고 같이 갈 동행자가 있어야 하며 몸이 자유로워야 하고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한다.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난 50대 60대 주부들이 멀리 해외여행을 가게 되면 한편 기쁘기도 하지만 어떤 짐을 싸야 하는지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몰라 머리가 복잡해진다. 정신없이 가이드ㅡ 깃발만 따라 다니며 분주하게 사진이나 찰칵 찰칵 찍어온 다음에 남는 것은 과도한 여정 때문에 잠을 못 자서 만성피로가 겹친다. 해외여행은 정말 힘들다고 생각한다.

여행의 즐거움이나 여행의 해방감, 여행의 만족감은 반감되고 만다.

 

참다운 여행이란 이런 종류의 관광 상품이 아니다. 여행의 목적을 미리 정하고 거기에 맞는 계절과 코스를 선택하여 스스로 찾아가는 여행이 되어야 한다. 남들이 다녀오니까 나도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여행의 참 맛을 잊고 유행을 좇아가는 자살행위다. 자식들이 보내주니까 할 수 없이 가는 효도관광 상품은 단순한 관광이지 여행이 아니다.

따라서 참다운 여행은 평소 관심을 가지고 사전에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안내 책과 인터넷을 통해 충분히 연구하고 공부해야 하며 현지를 다녀온 선임자에게 좋은 정보를 얻기도 하고 지도를 구해 도상여행을 해보기도 하며 여행 목적 달성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 충분한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여행지의 역사와 문화(냄새, 소리, 자연, 건축물, 풍물, 인정 등)를 체험하는 감성적인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여행은 과학적인 논리나 이성의 결과물이 아니며 자유분방한 창조와 호기심의 산물이어야 한다. 나 혼자만의 여행을 기획하여 현지인과 교류하고 문화의 차이를 발견하고 새로운 세계와 몸으로 직접 마주해야 한다.

 

유럽의 문화 유적지를 가려면 수백만 원의 비용이 드는 고가의 여행이다. 금년 10월은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선포한“ 신앙의 해”이다. 기독교인의 성지순례 여행이 대유행이 되었다. 크루즈 성지순례 여정을 보면 11만톤 급의 호화유람선 인 <코스타 퍼시피카> 호를 타고 이탈리아, 이스라엘, 터키, 그리스를 도는 대형 기획물이다. 예수님과 성모님의 발자취를 찾아서 13박 14일 성지 여행하는 데 드는 비용은 340만원에서 530만원 까지 다양하게 있다.

 

종교인이 그리스도 성지를 순례하는 것은 신도의 의무요 권리로서 여행의 목적이 분명하다. 평생에 한번 꼭 가보는 신성한 종교의식이다. 이것은 잠깐 바람이나 쐬러 가는 나들이 관광이 아니다. 나만이 갖는 참다운 여행의 표본이다. 정부에서는 수년전부터 우수여행상품 인증제도를 시행하여 해마다 우수 관광상품을 지정하여 공정여행( Fair Travel) 제도를 정착시키고 있다. 내국인 외국인을 위한 300여개의 상품을 인증하여 누구나 여행지를 선택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처럼 100세 시대를 맞아 지속가능한 참다운 공정여행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제 못 살던 시대의 유물이 된 효도관광이나 가이드관광에서 벗어나 보다 폭넓게 시간과 공간을 확대시킨 질적인 해외여행을 창조할 때다. 배낭여행을 비롯해서 답사여행, 역사문화여행, 걷기여행, 순례여행, 음식여행, 기부여행 등 진짜 여행다운 여행을 떠나보자.

 

                                                               2012.09.14 일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