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하면 할수록 재미가 있어야
김양래(배봉산 숲해설가,휘경1동 상담가)
연일 날씨가 축축하고 차가운 북서풍이 몰아치는 12월이 돌아왔다.
종로 거리에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등장하고 관공서와 교회에는 크리스마스트리가
장식되어 연말분위기가 한층 돋보이는 연말연시에 텔레비전 방송국은 지난 1년간
수고한 전국의 자원봉사자와 봉사기관단체, 봉사학생을 상대로 우수한 봉사자를
선발하여 표창을 하며 불우이웃돕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2009년도 봉사대상을 받는 모범봉사자들의 봉사정신과 봉사공적과 봉사에 쏟는
열정을 보면 나는 공연히 두 눈에서 눈물이 나오기고 한다. 그분들의 투철한 희생
정신과 멸사봉공의 봉사실천은 가족이 알아주지도 않았고 기관이나 나라의 지원도 없이
오직 평생을 독자적으로 쉬지 않고 온 몸을 던진 자기희생의 결과였으며 여기에 대한
보답으로 주어진 상이다.
그들은 어떤 외부의 대가를 바라지 않았고 어떤 상이나 보상도
바라지 않았다는 특징이 있으며 오로지 사회에서 버림받은 불쌍한 처지의 서민, 노인,
장애우, 소년소녀가장, 지체자 등 불우한 이웃들에게 한줄기 희망의 등불이 된 분들이다.
참으로 아름답고 기쁘고 거룩한 정신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최근 몇 년간 봉사를 하다 보니 그분들의 갸륵한 봉사정신과 실천은 그 양과
질에서 너무나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실감한다. 어찌 저렇게 자기를 버리고 마음을 비우고
남을 돕고 자기의 모든 재산과 가진 것을 다 줄 수 있는가 반문해보게 된다.
2천년전 예수님은 30년을 양치기 목자로 평범하게 살았고 3년간 산상수훈을 하며 기독교를
세상에 전파하다가 잡혀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후 3일 만에 다시 부활하는 기적을
보여주었지만 그들 봉사대상을 수상한 봉사자들은 하나같이 예수님의 생애처럼 이 세상에
선행과 고행과 베풂과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자원봉사란 어느 특정한 단체나 개인이 독점하는 전문 직업이 아니다.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는 무보수로 남을 위해서 자기를 죽이는 행위이다.
천만명 서울시민중에서 100만명이 자원 봉사자로 등록되어 있다고 하는데 나머지 900만명은
아직도 자원봉사에 전혀 관심이 없거나 참여할 의사가 없는 것 같다.
해마다 이때쯤이면 불우 이웃돕기 캠페인이 생겨 자선냄비나 교회헌금이나 자선단체 전화모금
운동에 한 푼 두 푼 돈을 모금하여 생색을 내는 일이 벌어지고 월동용 김장과 연탄배달, 보일
러 설치, 따스한 국수 한 그릇을 대접하는 행사가 있다는 것만 해도 큰 다행이라 하겠다.
봉사란 하면 할수록 재미가 있어야 한다. 봉사는 재미를 붙이면 더욱 봉사의 의미가 커진다.
말로는 봉사를 한다고 하면서 이해관계를 따지거나, 배가 부르기를 바라거나, 시간이 아깝다고
대충대충 때우거나 심지어는 짜증을 내며 남의 봉사를 방해하거나, 서로 자랑을 하며 싸움을
벌이거나, 마지못해서 시간만 때우는 식의 형식적이고 소극적인 봉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심장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과 진실성, 순수성, 참신성, 헌신성이 어우러진
누가 보아도 흠 잡을 데 없는 맑고 깨끗한 봉사정신과 실천이 중요한 덕목이라 할 수 있다.
영하의 겨울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엄동설한에 따스한 군밤 한 톨, 두툼한 장갑 한 벌,
푹신한 방한화 한 켤레가 불우한 이웃들에게 한줄기 희망의 빛과 소금이 되는 세밑이 되기를
기원하며 내년에도 재미있는 봉사, 즐거운 봉사, 행복한 봉사가 이어지기를 다짐해본다.
(끝)
주소:동대문구 답십리2동 청솔우성 아파트110-1105 전화: 010-8735-2029
사진 별첨; 인터넷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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