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박라연

2009. 12. 2. 14:55카테고리 없음

2002.02.25 (월요일) [ 시인의 편지 ] 문경화 드림






풀꽃




박라연




내가 느닷없이 떠난다면

그렇게 떠난 풀밭에 누워

서투른 풀꽃으로 흔들리고 있을 때

누군가 찾아와 속으로

귀엣말 해줄는지

먼저 떠난 그 하늘

그 하루가 몹시도 서운타고


그때 그 순간이

너무도 행복해서 속으로

속절없이 피어나던 쇠치기풀

여기 북망산 불새들의 체온을

추운 그 사람 등덜미에 딸려보내며

그때사 식구 같은 패랭이 삐비

산쑥과 더불어

속엣말 나누면서 살아갈 수 있을는지


-생밤 까주는 사람 , 문학과 지성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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