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많이 찾는 산--4
불암산 겨울 산행기
서울시와 경기도 남양주시에 걸쳐서 수락산과 줄기가 이어진 서울의 동북쪽 산이 불암산이다. 507m의 정상은 화강암 바위로 덮여 있어서 멀리서 보면 금방 알 수가 있다. 그 모양이 중이 머리에 쓰는 삿갓 모양이라고 해서 삿갓봉이라고도 한다. 풍수지리설에 따르면 불암산은 조선 임금님이 승하하면 묻히는 왕릉에 적합하여 동쪽의 양지 바른 곳에 조성한 태릉,강릉,사릉,동구릉,금곡릉,광릉이 가까이에 있다.
서울의 외사산(外四山)인 용마산(동),관악산(남), 덕양산(서),삼각산(북)에 속하지 않는 성문 밖의 불암산은 오래 전부터 신성시되어 하늘이 내린 산이라고 해서 천보산이라는 전설이 있고 사방으로 석천암, 불암사, 정암사, 학도암, 은혜사 등 유명한 절이 있는 산이다. 평지에는 예로부터 배나무 단지가 많아 먹골배가 유명했지만 지금은 거의 도시화로 개발되어 사라져가고 있다. 도봉산, 수락산과 마찬가지로 산 아래까지 아파트 단지가 빼곡히 들어서서 경치 좋은 스카이라인을 볼 수 없지만,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서 숲 속은 공기가 맑고 깨끗하며 나무와 풀 같은 식생은 좋은 편이다.
당고개역에서 곧바로 능선을 타고 정상에 올라 남쪽으로 삼육대학교나 공릉동으로 종주하면 약 3--4시간이 걸린다. 종주 코스로는 불암동 버스 종점에서 불암사를 거쳐 석천암, 정상, 상계동 덕릉고개로 넘어가거나 반대로 상계동 전철역에서 출발, 정암사를 거쳐 능선으로 정상 도전하면 된다.
산 밑에는 인공조림수인 리기다소나무, 아카시나무, 상수리나무와 토종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중턱에는 굴참나무, 졸참나무, 갈참나무, 서어나무, 느티나무, 오리나무, 팥배나무 등 활엽수가 많다. 불암산 남쪽에 유난히 눈에 띄는 서어나무는 수피가 회백색이며 울퉁불퉁한 남자의 근육처럼 생긴 나무다. 잎은 타원형이고 잎 가장자리의 거치는 잔주름이 많이 나있다.
등산로 길가에는 키가 작은 참싸리 무리가 보인다. 참싸리는 콩과에 속하며 8월이 되면 빨간 꽃이 다닥다닥 붙어서 피는데 우리 조상들이 싸리비와 바구니를 만들어서 썼으며 연기가 나지 않는 땔감으로 이용했다.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식물 생태는 다양하게 나타나며 노간주나무, 물갬나무, 벚나무, 생강나무도 보인다.
요즘은 노원구와 서울시에서 생태공원을 조성하여 어린 학생들의 자연학습장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으며 숲해설가가 언제나 대기하고 1--2시간동안 자연생태 코스를 무료로 해설해준다. 21세기는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을 막고 지속가능한 인류의 발전을 위해 모든 나라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되려면 더욱 주변 환경과 생태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2007.12.6 일죽 김양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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