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백두산 산행기--1

2009. 4. 12. 14:36카테고리 없음

            신비의 백두산 여행기 1


다음은 2008.7.1부터 7.6까지 5박 6일간 평생 처음으로 중국을 통해 백두산(

창바이산)을 다녀온 주마간산 여행기임.---필자.

-----------------------------------------------------


             설렘과 기대 속에 철저한 사전 준비로 동분서주


 정말 오랜만의 중국 해외여행이었다.

 나는 2003년 3월부터 4월까지 한달동안 직장을 은퇴하자마자 등산 친구인 임학권형과 같이 젊은 대학생들이 떠나는 배낭여행을 감행했다. 중국 서남부 사천성과 운남성의 세계문화유산인 차마고도(車馬高道)를 등반하였고 10여개의 소수 민족촌과 중국의 역사 유적지를 돌아보았다.

그때 신문사의 직장 환경 때문에 장거리 원정여행을 못했기 때문에 단호하게 마음을 먹고  이번 기회가 아니면 평생 해외여행을 할 수 없다는 일념으로 기꺼이 동참했던 기억이 난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나 다시 중국 땅을 밟는다는 감격과 환희와 설렘과 기대가 교차했다. 여행준비하기 전부터 몸이 공중 부양하듯이 들뜨고 정신이 집중되지 않고 하루하루가 흥분과 불안감과 긴박감의 혼란스런 시간이 계속되었다.


이번 여행은 지난 3월 의정부 정보도서관에서 주관하는 ‘야생화 이야기’(이명호) 교육에 참가하면서 서서히 꿈과 희망이 움트기 시작했다. 나는 매주 목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강의 시간에 한 번도 안 빠지고 열심히 수강하였고 3개월 동안 선생님과 친하게 되어 야생화 사진을 찍으러 가는 현장탐사에도 참석했다. 5월초에는 소백산 야생화 탐사와 명지산 야생화 탐사에도 참석하여 사진도 찍었고 한편으로는 심신을 단련하기 위한 국내 산행과 답사여행을 했다.


 지난 봄 이후 직접 참석한 현장 숲해설 답사와 야생화 탐사교육, 국토를 종횡무진하며 산행에 참가한 횟수가 10여회에 이른다.

우이령 보존회의 북악산 길 현장 답사, 창덕궁 고궁 숲해설 참석. 우이령길 걷기대회 참가. 광릉 시민의 숲 체험과정 수료, 강원도 횡성 나물산행. 경기도 죽엽산. 축령산, 주금산 나물 산행, 충남 청양 돌무덤 성지순례 참배, 경남 통영 한려수도 야유회, 충남 대둔산 화수회 등반. 지리산 무박2일 종주산행, 전북 군산 앞바다 선유도 섬 여행. 강원도 정동진과 울릉도 독도 섬여행, 단독 성인봉 등반 등 다양하고 뜻있는 답사여행을 다녀왔다.


동쪽 끝 독도에서부터 서해안 군산 앞바다 선유도 남으로는 한려수도, 지리산 정상에서부터 북쪽으로 가평의 명지산 까지 남한의 동서남북을 숨 가쁘게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누구는 나의 여행기를 보고-- 동에서 번쩍 서에서 번쩍--이라고 인터넷에 댓글을 달기도 했다. 한마디로 몹시 부럽다는 이야기다.


또 준비한 게 한 가지 더 있다. 중국어 공부다. 하루아침에 중국어 회화가 안 되는 데도 열심히 강의를 들었다. 1주일에 3번 의정부시에서 주관하는 문학(영화)으로 배우는 중국어회화, 장안4동 주민센터의 중국어회화 첫걸음과 정릉의 기독교선교회 중국어 강좌, 동대문구 문화회관의 중국어회화 초급반 등 쉬지도 않고 계속 수강했다. 남들이 그랬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할 거면 학교 다닐 때 하지----ㅊㅊㅊ 하며 비꼬며 비아냥거리는 대상이 되기도 했다. 오전 10시 주간반 강의도 있고 저녁 7시부터 밤 9시까지 하는 야간반도 있었다. 뒤늦게 중국어 회화공부에 열을 올리면서 불철주야 무료강의를 받느라 뛰어다닌 결과다.


 아직 1년도 안 배운 중국어 말이 그리 쉽지 않다. 하지만 조선족자치구인 중국을 통해서 백두산을 가는 길에서 현지 중국인과 직접 만나서 대화할 수 있다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다.


A: 뚜이부치. 워예 뿌 칭추.(미안하지만 길을 잘 모르는데)

B: 칭원 삐예 런 바.(다른 사람에게 물어봐요)


A: 워쓰 루이커.(저는 여행왔는데요)

B: 워 빵 뿌러니(저는 도움이 안 됩니다)


지난 6월 1일에 잠실교통회관 보수교육(용달차 사업자)을 받으면서 혼자 중얼거리며 공부했던 중국어 회화 한 토막이다.


그밖에 내가 떠나기 전 여행경비(애플투어여행사)를 마련한 어려운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많은 목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를 놓고 며칠을 고민하다가 선생님이 메시지로 독촉전화가 와서 황급히 부친 경우도 있다. 은퇴할 때 저축해놓았던 비자금 중에서 착수금으로 5월 29일 50만원을 송금하고, 잔금은 6월 17일에 67만원을 송금하여 모두 117만원이 들었다. 예비비로 10만원을 준비해갔지만 운전기사와 숙소 팁, 작은 선물 등 5만원이 들어갔다. 합하면 122만원이 들어간 셈이다. 산악회에서 주관하는 백두산 트레킹코스 모집광고를 보면 130만--145만원까지 다양하게 나와 있었다. 시기도 적절하고 비교적 싸게 여행한 셈이다.



                 초등학생처럼 가슴이 뛰는 백두산 소풍가는 날



아침 7시. 드디어 7월 1일 출발하는 날 아침 날씨는 청명하고 더웠다. 잠을 충분히 잤지만 몸이 개운치 않다. 오래전부터 여행준비물을 마련하고 야생화공부를 하며 철저히 대비했지만 아직도 부족한 것만 같다. 11시까지 인천공항에 도착하려면 늦어도 9시는 집에서 출발해야 한다. 공항버스의 배차시간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니 무조건 빨리 서둘러야 한다.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가까운 전농동 로터리 정류장에 서는 공항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8시 반에 집 근처에 사는 숲 해설가 장총무가 집으로 찾아와서 우의와 루빼와 비상약을 챙겨주었고 1주일 동안 건강을 위해서 양손에 간단한 서암뜸을 놓아주었다. 여행 가방을 점검하고 고추장 멸치 등 냉장고에 넣어둔 음식을 챙기고  로터리에서 인천공항 버스에 올랐다.

 1시간 반 만에 공항에 도착해서 약속한 미팅장소를 찾았다. 11시 정각에 공항 로비에 도착해서 소화물 부치는 곳에서 인솔 선생님을 만나 출국수속에 들어갔다. 이번 야생화 사진대회에 참가하는 일행들은 모두 상기된 표정이 역력했다.


가방과 배낭을 화물로 다 부치고 대기하고 있는데 안내방송으로 내 이름을 불렀다. 내가 짐을 잘 못 싼 게 아닌가 하고 걱정을 하며 검사소로 갔더니 정말 웃기는 일이 생겼다. 같이 가는 다른 일행의 가방에 내 이름표가 붙어서 나를 찾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나중에 알고 보니 스프레이 모기약을 두 개를 넣어서 한 개 이상은 안 된다는 것이었다.


 12시 기내에서 중식을 제공한다고 해서 점심은 비행기에서 먹기로 했다. 출국장에서는 8월 베이징 올림픽 개최 때문에 전보다 엄격하게 짐 검사를 한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들고 갔던 페트 물병을 압수당했다. 최근에 새로 개장한 제2국제공항 청사로 가기 위해 마지막 검역장을 지나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신공항 전철을 타고 탑승장으로 갔다. 우리가 타고 갈 중국 남방항공여객기의 하얀색 타고 갈 비행기 동체가 보였다. CZ688호다.

 

이번 여행은 중국 항공기를 타고 장춘까지 가는 것이다. 5년 전에 대형 아시아나 항공기를 타고 사천성 곤명(쿤밍, 昆明)까지 배낭여행을 떠났던 생각을 하며 감개가 무량했다.

  대망의 백두산을 가는 꿈을 실현하게 되었다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기내에서 주는 도시락을 다 먹었다. 후식으로 커피까지 주문해 마시고 21세기 교통수단의 발전과 중국항공 여승무원의 서비스에 만족하며 이번 중국여행의 무사귀환과 행운을 빌어본다.


 한반도의 허리며 줄기인 백두대간의 시작점인 백두산은 민족의 영산(靈山)이요 성산(聖山)이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백두산의 단군왕검 후손이라고 배웠다. 백두산은 우리 민족의 태양이요 희망이며, 꿈이요 기상이며, 이상향이다. 일찍이 노산 이은상 시인이 ‘ 백두산은 우리 겨레의 얼의 고향이고 천지는 우리 겨레 슬기의 원천이다‘ 라고 했지만 반만년 유구한 역사와 더불어 우리 겨레의 마음속에 간직되어온 한민족의 기상이며 상징인 천하제일의 명산이라고 생각된다.

 백두산에는 남한에서는 볼 수 없는 희귀한 고산식물이 분포되어 있고  해발고도에 따라 동식물 분포가 다양하며 천지에는 노랑 만병초 같은 약용식물이 자생하는 곳이다. 내가 야생화공부를 영상으로 받으면서 백두산에만 자생하는 식물이 얼마나 많이 나오던가....

 

 나는 4대가 덕을 쌓아야 천지구경을 한다는 천지의 물을 직접 만져보는 행운을 빌며 기상상태가 좋기를 기도했다. 비록 화창한 날씨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갔을 때 잠깐만이라도 천지를 보여주기를 하나님에게 빌고 또 빌어본다. 온대성 기후대의 서울 날씨와는 전혀 다른 한온대성 기후에 속하는 북으로 비행기는 기수를 틀어 올라간다. 부디 하나님의 가호가 있기를......중부지방은 내일부터 여름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나왔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