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아름다운 봉사의 의미---활동수기 1

2009. 4. 4. 21:05카테고리 없음

       참 아름다운 봉사의 의미


                            김양래 상담가



‘ 요즘 뭐 하고 지내??’

‘ 응, 학생을 대상으로 숲 해설 봉사를 해---’

‘ 그래....어디서? ’

‘ 우리 동네 뒷산 동대문구 배봉산에서--’

‘ 뭐를 하는 건데???.’

‘ 어, 그게 방과 후 봉사활동시간에 학생들에게

  나무와 꽃을 설명해주는 거야...‘

‘ 그럼, 얼마나 받아?’

‘ 받기는 뭘 받아. 그냥 해주는 거지...’

‘ 아니, 돈도 안 받고 그냥?’

‘ 물론이지, 무보수란 말야...자원봉사라니까...’


아름다운 봉사란 무엇인가-- 올 한해를 보내며 다시 생각해본다.

정말로 나도 남들처럼 아름다운 봉사를 한 것인가?

동대문구 자원봉사자 교육과 서울시 상담가 교육 등

다양한 교육과 체험을 하면서 나는 이게 진짜 네게 맞는 일인가를 생각했다.


그럴 때마다 이런 구차한(?)일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더 해야 하는지를

늘 속으로는 의문과 불만과 불평을 달고 살았다.

 매번 봉사하러 가면서 내가 왜 이러지? 왜 빨리 가야지? 하면서 반신반의

하면서 다녔다.

 우리 주변에 말없이 수십 년을 봉사하시는 분들과 비교하면 너무나 짧은 연륜에

보잘 것 없고 작은 일을 하면서 자만에 빠져 생색만 크게 내려는 게 아닌가 ...

반성해보고 회개해 보지만 아직도 나는 헤매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돌이켜 보면 배봉산 해설봉사대에서 일한지 이제 2년이 지나가지만 봉사자의 길이

 그렇게 호락호락 하거나 간단하지 않다는 걸 점점 더 피부로 느낀다.


지난 7월에는 휘경1동 주민센터 자원봉사캠프에서 주관하는 여름방학

불우아동을 위한 공부방을 개설하여 나도 함께 참여했다.

내 일기장에 적힌 한 달 동안 가르칠 계획서를 보면,



--방학동안 자원봉사 상담가로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주간반 한문선생을

    맡게 되었다.

  

  1. 중학교 1-2학년 수준, 교과서 위주로 함.

  2. 생활한자를 중심으로 실용 위주로 함.

  3. 가급적 개인별지도와 수준별 지도함.

  4. 한자공책 준비와 숙제 해오기.


이렇게 시작한 공부방이  영어, 수학, 한문을 매일 1시간씩 중학생, 초등학생 등 10명을

 대상으로 확대되어 8월말까지 봉사했다. 그 결과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 중에는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왔고 7급 한자능력검정시험에 합격한 어린이도 있었다.

무더운 여름-- 등에서 땀이 나고 엉덩이에 땀띠가 솟아 괴롭기는 했지만 그보다 방학동안

 쉬지 못하고 매일 출근하는 선생님들이 더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측은하게 보였다.

자원봉사란 그만큼 고충이 따르는 고된 작업이었다.


그동안 나는 배봉산 숲 해설 자원봉사대의 한사람으로 열심히 참석했다. 봄, 여름 내내

구청의 담당자가 보내주는 학생을 상대로 조를 편성해서 숲 해설을 한 후 그 결과에 대한

강평을 하여 다음에 더 잘 할 수 있는 준비를 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휘경여고에서

 

소감문이 날아들었다. 그 학생이 얼마나 고맙고 나에게 큰 용기를 주었는지 모른다.


   < 자연에서 만난 친구들 >

 

   때죽나무, 쪽동백나무, 팥배나무.--그림과 설명.


 아침 일찍부터 봉사활동을 하러가기 위해 정신없이 준비를 했다.

휘경여고에 들어와 처음으로 알게 된 뒷산인 배봉산--그런 산이

있다는 것만 알았지 제대로 올라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복잡한 도심 속에 위치해서 잠시나마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4명이 한 조가 되어 숲 해설가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평소에는 모르고 지나쳤던 나무와 꽃들. 각 각의 이름과

 담긴 뜻을 알고 나서 모든 게 새롭게 보였다. 그리고는 나무가 우

거진 숲 속으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았다. 눈을 감고 한손은 나무

위에 올려놓은 채 병상의 시간도 가져보았다. 바람 스치는 소리와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 같았다.

........산은 참 고마운 존재라는 사실을 새삼 느낄 수 있는 하루였다.

봉사활동 이상의 배울 점이 많았던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다.

                          (휘경여고 1/6 장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