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평---깃대봉 안내

2009. 3. 11. 21:44카테고리 없음

제가 이 페이지를 이용해도 상관 없겠지요. 한국의 산하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애교로 보아주시면 나중에 혹시 떡고물이라도 얻어 먹을 수 있을지 모르는 거 아닙니까?
<< 그럼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잘 모르는 산, 알려지지 않은 산, 무명산, 이름 없는 산, 숨은 산>>
을 시리즈로 보냅니다. 산행기를 겸해서 산 안내에도 신경을 쓰려 합니다. 기대해 주세요.감사합니다.
(1) <깃대봉 644m 산행기>

(개요)
이 깃대봉은 청평휴게소 뒷산을 말한다. 그런데 같은 가평군에 깃대봉이 2개 라서 혼동을 일으키기

 십상이다. 이 싸이트에도 잘못 되어 있어서 정정을 요청했지만, 한 사람이 실수를 하면 그냥 베끼기

 때문에 줄줄이 사탕이 된다.

두밀리 대금산과 매봉 사이에 있는 921m의 깃대봉이 아니라는 걸 먼저 말하고 싶다.

( 어느 산이 더 좋은냐는 각자의 취향에 맡기자.)

(첫 산행 실패기)

나는 1995년 초 여름 깃대봉을 높이만 600m급이라고 알고 무작정 찾아 간 적이 있다.

그때는 우리 문양산악회가 새로운 산만을 골라 다니던 한창 물 오를 때였다.

서울에서 중랑교, 망우리, 도농삼거리,마석, 화도를 지나 대성리를 거쳐 1시간만에

청평팔각정휴게소에 닿았다.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수퍼에 들러 물으니 주이는 잘 모른다고 해,

수소문해보니 마침 청평에 사는 노인이 계셔서 친절하게 가르쳐주었다. 일단 안심이 된 우리는

 그분들이 가르쳐 준 유원지로 다시 차를 몰아 올라갔다.

 

바로 뒷산이니까 방향을 잘못 잡을 것도 없었다.
그런데 너무 쉽게 들은 얘기로 우리는 첫 들머리부터 이상한 마(?)에 걸려들었다.

신나게 차를 몰아 마을이 끝나는 장소에 이르니 길이 공사판으로 막힌다. 그래도 등산로는 있겠지

하고 한쪽에 차를 간신히 세우고 올라가니 도대체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없다. 이상하다 싶더니

밭을 가로 질러 묘가 있는 공터에 다다르니 사방이 무성한 잡목으로 우거져 빠져나갈 길이 없다.

 

순간 아차 싶은게 난감했지만, 지금까지 힘들여 올라온 수고도 있어 그냥 사태난 벼랑길을 나무를

잡고 올라 붙었다. 어찌나 풀이 무성하고 잡목이 엉켜 있는지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30여분 씨름을

 한 후에 능선에 오르니 이제서야 등산로가 보였다.
휴.... 한숨을 쉬고 그러면 그렇지 하면서 우측으로 또 올라붙어 제일 높은 봉우리에 닿았다.

사람이 안 오는 산이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 하며 넓은 그늘에서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했다.

 자세히 보니 서쪽으로 더 높은 봉이 얼핏 보였다. 그제서야 여기가 아니구나 싶어 배낭을 메고

 반대편으로 달려가 보니, 644봉이라고 쓴 널판지에 나무에 걸려있다. 여기가 정상이구나!

하고 다시 오던 길로 찾아가다가 우측방향으로 등산로를 찾아 하산했다.

 

대충 방향만 보고서 이왕이면 좋은 길로 내려가자고 한 게 엉뚱하게도 산을 넘어
한얼산 기도원 계곡으로 내려서는 바람에 남의 집 뒷문으로 들어가 앞문으로 나왔다.

그 주인이 도둑인줄 알고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본다. 얼마나 민망한지, 한참을 빌고, 설명하고,

안심을 시켰다. 이때부터 나는 별명이 '깃대봉'이 되었고, 우리 일행은 내가 실수한 덕에 하루에

 깃대봉 2개를 등산한 셈이 되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가평의 대금산 뒤에 똑 같은 이름의 깃대봉(900m급)이 있는 게 아닌가.

확실히 깃대봉은 2개가 된 사연이며 초등에 실수를 하여 영원히 기억에 남는 실패담이되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00.2.9 일죽 산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