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산행기--57일

2008. 12. 25. 00:38카테고리 없음

산에세이

53일간 백두대간 무지원 단독 일시 종주의 기적


1 매

나는 지금도 백두대간 종주(구간 종주든, 일시종주든)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런데 왜 이런 책을 보고 독후감을 쓰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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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못 하고 안 하더라도 남이 한 경험은 얼마든지 흥미가 있기 때문이다.


하루에 3~4개 산을 묶어서 종주하는 사람, 아니면 밤새고 차를 타고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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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박산행, 그리고 지리산 2박 3일 종주, 설악산 1박 2일 종주 등 등

무슨 경연대회장 같은 현상이 요즘의 유행이다.

그러나 나는 여러 경로를 통해 그런 산행이 무슨 장땡이냐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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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산이지, 길은 길이지 그 이상그 이하도 아니다.
산이라고 해서 우리 국토가 아닌 것도 아니고, 또 전인미답의 높이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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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온 산악인이 다 백두대간을 타려고 야단들이다.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 원인은 박영석, 엄홍길,허영호, 한왕용씨 등이 세계
6대주 5대양의 최고봉을 다 넘고, 남극과 북극까지 정복하였다는 언론보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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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입은 바 크다고 하겠으나, 모든 사람이 그런 엄청난 기록을 낼 필요는 없다.

이번에 읽은 <맹언니의 백두대간 일기>는 그런 류에 속한다고 본다.
그러나 난 그 언니를 꼭 한번 만난 적이 있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책(도서출판,
금토)이 서점가에서 베스트 셀러가 되어 잘 팔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필자와 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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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만난 것이다.

그런데 가을날 산행을 마치고 충무로 거리에서 본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 의외의
일이었다.
너무 작은 체구에 바람이 불면 날아갈 듯한 연약한 모습에 이 사람이 아니고 동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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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온 줄로 착각할 정도 ----그런데... 아니었다.



우리는 생면부지인데도 오랜만에 만난 것처럼 반갑게 인사하고 호프집으로 직행,
9 매
몇마디 나누다보니 당찬 그녀의 대화에 놀랐다. 자기의 과거, 현재,미래에 대한 목표가
말 속에 뚜렷히 부각되엇고, 우리는 자리를 바꾸어 삼겹살 집까지 가서 2차를 하고
헤어졌지만---, 나는 이제껏 무엇을 하고 살았는가---를 곰곰 씹어보게 했다.

정년이 다 되어 인생을 정리해야 하는 나이에 이런 질문을 해보았자지만, 두고두고
10 매
잊지 못할 만남이 된 것이다.

너무나 쉽게 말하는 백두대간의 산행 여정

성대 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네일 아트로 알바를 한후 63빌딩 무역회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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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하다가 어느날 사표를 던지고 부모님 몰래 감행한 이유는 무었인가? 그게 제일 먼저
궁금한 점이었다. 그러나 대답은 간단했다.
지난 7년동안 국내 산악회를 따라 다니다보니 자연히 대간을 타게 되었다는 싱거운 대답이고,
두번째는 33살의 나이에 무서워서 여자 혼자 어떻게 종주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하나도
안 무서웠다는 싱거운 답변이다. 그런 우려와 걱정이 더 우려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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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남자는 해도 되고, 여자는 이상하게 보는냐는 것이다...

나는 더 할 말이 없었다.
나는 이런 자유로운 자주정신을 가진 여성을 일찌기 본 적이 없다.
언젠가 눈이 펑펑 쏟아지는 북한산에서 만난 벨기에 여성이 아무런 장비도 없이 추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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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면서도 장갑을 주어도 안 끼고 도망치듯이 헤어진 경험이 있다. 아---외국인은 자기가
좋아서 하면 혼자서라도 전 세계를 돌며 트레킹을 하는구나! 그런걸 처음 알았다.

주한대사관에 근무한다는 그 여성을 그렇다 치고 한국 여성이 그런다는 건 일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이제사 조금 이해가 된다. 맹언니가 미국 뉴욕에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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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 것이 바로 이거구나 싶다.

제2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