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그동안 제 글을 읽어주시고, 격려해 주시고,
잘못을 지적도 해주시고, 호되게 질타도 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저는 지난 1년 주말산행을 72번째 했습니다. 원래는 금년에 100회 등정을 목표로 뛰었지만, 이 정도만 한 것으로도 흐뭇합니다.
사실은 지난 3월에 아파트로 이사하였고, 7월에는 카나다의 막내 동생가족이 와서 1달간 머물다 가고, 10월에는 100여명이 넘는 단체의 총무로서 휴일도 없이 일을 해야 했습니다.
누구는 저보고 산에 미친거 아니냐, 혹시 산에 뭐 숨겨논거 있느냐, 산에 애인이라도 있느냐는 등 갖가지 화두를 늘어놓지만,저는 그저 산을 좋아한다고만 답합니다. 얼마나 좋으냐고요?
아....산, 거기에는 마음의 평온이 있습니다. 아....산, 그 속에는 언제나 새 생명이 태어나고 있습니다. 아....산, 그 정상위에는 구름과 하늘과 바람과 해와 달과 별이 있습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천지 자연의 조화, 그것 뿐입니다.
오늘은 순백의 겨울산으로서 가족이, 연인이,친구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쉽게 다녀올 수 있는 서울 근교 산으로 초대하려 합니다. 이름하여 의정부의 불곡산입니다.
(겨울 산행기)
제목: 암능미와 조망미가 뛰어난 의정부의 진산
서울 근교에 불곡산은 성남시 분당구의 뒷산과 의정부의 뒷산 2개가 있다. 그리 높지도 않고, 웅장하지 않으며 적당히 수림이 우거진 동네 산으로서 날이 갈수록 등산 애호가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는 산이다.
경기도 의정부의 불곡산은 높이가 서울의 불암산 (508m)보다는 낮지만,산의 형태나 칼바위능선이 단연 뛰어나다.산은 높다고 다 좋은게 아니다.
이 산 골짜기에는 샘내 쪽으로 제일공원 묘지와 천주교묘지가 있으며, 여기서 올려다보는 경치가 끝내준다, 절벽 위로 하늘에 걸린 노송 능선은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정상 460m 바위까지는 서쪽 유양리나 방성리에서 오르든지, 동쪽으로 산북리(샘내)에서 오르든지 1시간반 정도 걸리면 쉽게 올라갈 수 있다.
보통 4개의 등산코스가 있다.
그러나 겨울철에는 온통 바위투성이의 골산이라 주의 해야 한다. 때론 기어서 오르는 암릉구간도 있고, 밧줄을 잡고 매달리는 슬랩지대도 있어 초보자들은 아찔할 때가 있지만, 여기만 통과 하면 시원스런 전망대가 곳곳에서 기다린다. 서울 근교산 중에 도봉산 연봉을 가장 멋지게 구경하려면 이산 만한 데가 없다 하겠다.
서북쪽 끝봉우리인 369봉 아래로는 아직도 군부대 주둔지라서 출입이 제한되어 있다. 부흥사에서 직진해 올라가 안부, 쉼터에서 오른편으로 보이는 420봉에는 사람이 겨우 빠져나갈 정도의 바위 협곡이 있으며, 그 뒤로 산정에는 임꺽정 바위(약3m)가 장승처럼 딱 버티고 서 있다. 이 바위는 예로부터 임꺽정이 두 손으로 들어올렸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양주군 향교가 있는 유양리에서 30여분거리 산중턱에 새로이 중창하고 있는 백화암은 신라시대 효공왕 2년 (898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한 절로 이곳 아래에 맛 있는 약수터가 있다.
양주군 방성리 전수회관에서는 해마다 4월이면 양주 소놀이굿 정기공연을 열고,
5월 5일이면 야밤인 10시에 무형문화재 2호인 양주별산대놀이 행사를 개최한다.
(고려 예종때부터 연극적 요소를 풍기는 가면극의 일종으로서 8과장 8경으로 구성되어 있으며,노래와 춤,재담으로 오만한 양반계급과 파계승을 풍자한 무극)
이 부근에는 전통 순대국집이 즐비하다. 최근에는 충청도 천안 병천 순대집도 새로 생겼다. 총 3시간의 산행을 마치고 따끈따끈한 순대국에 소주 한잔 을 걸치면 피곤함도, 추위도 싹 가시게 한다.
햐얀 화강암과 키 작은 노송의 하모니, 널찍한 마당바위가 군데 군데 널려져 있는 불곡산은 갖가지 전설과 유서 깊은 사찰,고유문화를 지켜온 보기 드문 명당자리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느긋하게 완상하면서
주말을 보람있게 즐길 수 있는 풍류의 명산으로서
한번 등정하기를 권한다.
(교통편) 대중교통:32번,50번,51번,55번 시내버스.의정부역에 서 유양리 수시운행. 백화사 경유 상봉 코스. 30번,37번 버스수유리역에서 소요산행 수시운행.
샘내에서 하차. 임꺽정봉 가는 코스임.
2000.12.19 일죽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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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솟아오른 저산정에, 구름도 못다 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저 산은 우리 마음, 산사람 넓고 깊은 큰 뜻을, 저 산은 우리고향, 메아리 소리되어 흐르네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아득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