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이란----김양수 강의록

2008. 10. 1. 21:45카테고리 없음

좋은 책이란 어떤 책인가?
다 알고 있는 질문이지만 얼른 대답하려면 잠시 머뭇거려질 것이다.
유명한 작가가 썼다고, 이름있는 출판사에서 나왔다고, 제본이 잘 되었다고, 값이 비싸다고 좋은 책은 아니기 때문에 그 대답은 그리 쉽지 않다.
좋은 책에 대한 대답은 이미 4번째 강의에서 밝혔으므로 다시 언급하지는 않겠다.
그러면 왜 좋은 책을 읽어야할까?
‘책은 곧 그 사람의 인격이다.’ 이 말은 그 사람이 어떤 책을 즐겨 읽는가를 알아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처음보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어떤 책을 감명깊게 읽었느냐고 물어보면 된다. 그의 대답을 들으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차몬드는 ‘그 사람이 읽은 책을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을 자연히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 그 사람이 어떤 책을 즐겨 읽는 가를 안다면 그 사람의 내면세계의 절반은 알아낸 것과 다름이 없다. 좋아하는 책의 종류를 보면 그 사람의 흥미의 영역을 알 수 있고, 책의 수준을 보면 그의 정신적 품격을 알 수 있다. 즐겨 읽는 책은 바로 그 사람 자체이기 때문이다.
좋은 책을 선택해 읽는 것도 중요하듯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이 시대에 가능하면 많은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다. 어른이 되어서 읽는 것보다 어린이 시대에 읽는 책은 인생의 방향을 설정하는데 큰 길잡이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린이의 시대는 6년에 불과하다. 이것은 어른의 시대가 50년 이상인데 비하면 아주 짧기만 하다.
시간은 짧지만 할 일은 태산이다. 학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하며, 친구와 놀기, 학원가기, 숙제하기, 텔레비전 보기, 잠자기 등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더욱 짧다. 그 시간에 독서를 해야한다.
그렇게 짧은 독서시간에 나쁜책을 읽으며 시간을 낭비한다는 것은 참으로 아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른의 머리는 때가 묻어있는 반면 어린이의 머리는 순수해서 한번 그려진 그림은 지워지지 않으므로 나쁜 책을 읽고 그 내용이 머릿속에 담겨진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어린이의 기억은 영속한다. 그래서 어린시절의 기억은 어른이 되어서도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어린이의 영혼에 때를 묻히지 않게 하는 것은 어른의 책임이다. 어린이가 최고의 책만 골라 읽도록 앞에서 끌어주어야 할 것이다. 어린이의 손에는 최고의 책만 들려주어야 한다. 나쁜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낭비할 여유가 없으므로 어서 서둘러야 한다. 그래서 현대의 부모님과 선생님들은 더 바빠져야만 한다. 그러나 좋은 책을 고르는 기술은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다.
요즘은 책의 공해라는 말이 떠돈다. 그만큼 책이 흔하다는 얘기다. 1년에 4000여종의 책이 쏟아져나오는데 그 중에서 반이상이 악서라고 한다. 그 많은 책들 중에서 양서를 고르는 일은 보물찾기와 버금가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전문사서 교사가 필독도서와 권장도서 목록을 만들어 아이들이 읽도록 지도하고 있다. 부모님들은 전문자격증이 없으므로 학교 선생님의 도움을 받든가 인터넷을 통해서 좋은 책을 선택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그러나 인터넷에 의지했다가는 상술에 속아 엉뚱한 책을 고를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다시 얘기를 정리하면 짧은 어린이 시대에 많은 책을 읽어야하고 좋은 책을 읽어야한다는 것이다. . 어느 것 하나 쉽지는 않다. 많은 책을 읽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고 좋은 책을 읽기에는 나쁜 책이 더 가까이 있다는 것이다.
좋은 책을 읽으면 좋은 사람이 되고 나쁜 책을 읽으면 나쁜 사람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어른들의 책무가 무겁다. 어른들이여 더 바빠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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