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질문을 던지면 답하기가 막연하다. 그러나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없다면 당신은 가엾기만 하다. 아무 책이나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 읽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질문에 답을 구하기 전에 먼저 위대한 인물 한 사람을 살펴보기로 하자. 19세기 독일의 신동 카알 비데(karl Witte)는 3세에 독일어를 읽었고, 5세에는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라틴어를 유창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때부터 그의 독서량은 엄청나게 불어나 부모가 책을 댈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9살에는 라이쁘찌히 대학에 입학했고, 16살에는 법학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17세에는 베르린대학 교수가 되었으며, 훌륭한 인격자로 존경을 받으며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다. 여기서 잠시 그가 4개국어에 능통했다는 사실을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여러분은 혹시 ‘개똥번역’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개가 참외를 먹고 배설을 한 자리에서 참외와 비슷하게 생긴 쥐방울만하게 달리는 열매를 ‘개똥참외’라고 부른다. 그래서 과거 일본시대에 일본말로 번역된 명작들을 다시 우리 말로 번역한 것을 개똥번역이라고 한다. 원서를 아무리 잘 번역해도 그 감동은 반으로 줄어들게 마련이다. 그런데 개똥번역은 원서에 비하면 감동은 아주 미미할 뿐이다. 그러므로 외국의 책은 외국어로 읽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독서방법일 수 밖에 없다. 카알 비데는 평범한 인물이 아닌 듯 하지만 사실은 우리와 별 다름없는 그냥 인간일 뿐이다. 그런데 그가 그렇게 대단한 인물이 된 것은 부모님이 길러준 EQ 때문이었다. 그의 IQ는 평번한 수준이었지만 EQ는 아주 높았다. 그렇다고 그의 부모가 남다른 사람이었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특별한 사람도 아닌데 어떻게 자녀를 그렇게 휼륭하게 키웠을까? 그 대답은 이렇다. 어린이들은 항상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것에 관심이 많다. 만약 하늘에 있는 별을 보고 자녀가 “엄마, 하늘에 별은 왜 땅으로 떨어지지 않아” 이렇게 묻는다면 당신은 무어라 대답하겠는가? 예를 들어 “시시한 질문 그만하고 어서 공부나 해” 하고 대답하는 부모와 “아마, 사이좋게 서로 정답게 손을 꼬옥 잡고 있어서 그럴까?” 하고 대답하는 부모 밑에서 각각 자란 아이의 EQ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 카알 비데의 부모님은 자녀에게 관심갖고 놀아주기를 실행했을 뿐이다. 카알이 어려서부터 함께 이야기 하고, 책을 읽고, 어떤 질문에도 피하지 않고 대답해 주었을 뿐이다. 어린이의 수준에 맞는 답을 주면 된다. 어린 아이에게 과학적인 깊이 있는 답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혹 부모의 학력에 문제가 있어서 대답을 기피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물론 학교공부는 환상적인 답을 주어서는 안된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부모라면 지금부터 자녀와 함께 산보도 하고, 주위에 보이는 모든 사물과 자연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어 보기 바란다. 그리고 아이가 질문할 때 성실히 대답해 주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고 함께 풀어가는 지혜를 발휘한다면 당신의 자녀는 분명 위대한 인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리라 단언한다. 그러면 위에서 언급한 책으로 다시 이야기를 돌려보기로 하자. EQ는 부모님의 교육방식으로만 기르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결국 책을 통해서 길러야 한다. 그런데 어떤 책에서 EQ가 가장 많이 길러지는지 3가지 종류의 책을 권하고자 한다. 첫째는 성장 이야기 책을 읽어야 한다. 성장 이야기란 평범한 어린이가 위대한 인물이 되어가는 과정을 다룬 이야기로 이니세이션 스토리(Initiation story)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모델은 위인전이다. 링컨전을 읽을 때 아이들은 가난하지만 불평하지 않고 굳굳하게 자기 길을 개척해 가는 방법을 배우게 되고, 안드레센전을 읽을 때는 술주정뱅이 아버지에 대한 관용과 포용력을 배우게 되고, 이순신전이나 잔다르크를 읽을 때는 진정한 용기를 배우며, 허준이나 나이팅게일을 읽을 때는 희생과 봉사정신을 배우게 될 것이다. 둘째는 전래동화를 읽어야 한다. 어린이들은 전래동화를 통해서 함정을 물리치는 지혜를 배우게 된다. 어떻게 장해물을 물리치고 목표를 이루게 되는 가를 알게 되고,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면서 찾아 떠나는 주인공이 갖가지 고난 끝에 얻어내는 성공을 경험하게 된다. 미녀와 야수에서는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다는 것을 알게 되고, 흉칙한 겉모습 속에 들어있는 착한 마음을 보는 법을 배우고, 흥부와 놀부를 읽을 때는 권선징악의 구조를 확실하게 깨닫게 된다. 셋째는 모험, 탐정소설을 읽어야 한다. 모험, 탐정소설을 읽으므로 어린이들은 용기와 끈기(단념하지 않고 끈질기게 견뎌나감)를 기르게 된다. 보물섬에서 어린이들은 짐 홉킨스 소년이 해적들을 따라 보물섬으로 가는 배를 탈 때 자신이 모험을 떠나는 기분이 되어 배에 오르게 된다. 짐 홉킨스가 되어 무서운 해적들을 관찰하고 경계하며 의심의 눈을 반짝이며 용기를 체득한다. 탐정소설을 읽을 때는 간교한 악한이 어떻게 그 가면을 벗고 정의의 칼을 받는지를 보게 되며 정의는 이긴다는 인생의 진리를 배우게 될 것이다. 이상에서 부모의 역할이 자녀의 EQ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이제 망설이지 말고 자녀에게 책을 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