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9. 24. 19:04ㆍ카테고리 없음
봉화산 산행기
춘천시 남산면 강촌리의 문배마을에 있는487m 작은
산봉우리, 봉화산(예전에 봉화불을 킨 곳이라서 붙여진 이름).
보통은 역에서 가까운 삼악산이나 검봉산(530m)을 많이 타고 그 건너편에
나란히 솟은 봉화산은 별로 찾는 이가 없다.
봉화산은 강촌 매표소에서 구곡폭포나 문배마을을 통해 임도로 직등하는주등산
코스 말고,동북능선으로 길게 종주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오늘도 그 초입을 찾느라고 한참 헤매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자세히 현지인에게 물어서 겨우 입구를 찾았다.
강촌역에서 홍천 방향으로 막국수촌을 지나면 주유소(SK)가
나오고 조금 더 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우측이 바로 구곡폭포
쪽으로 약 2Km 들어가면 매표소,주차장이 나온다.)
봉화산 종주 코스는 삼거리에서 조금 더 직진하면 창촌중학교 운동장이 나오고
그 옆으로 첫번째 골목이 보인다. 여기가 초입이다.
'여자를 쫓는 남자 ' 민박집을 지나 철조망을 끼고 우측으로
번지점프 간판이 보인다. 큰 길로 들어서면 바로 '춘천짱'이라는
민박이 있고,그 앞에 2층 '바일 민박' 집 뒤로 들어가야 한다.
여기 화장실같은 작은 건물이 있다. 그 뒤로 자세히 보면
소롯길이 보인다.(아무런 표지판 없음)
청량리에서 7시 50분발 춘천행 기차(2200원)1시간 40분만에
통일호에 몸을 싣고 낭만열차의 좌석에 앉아 편하게 강촌역에 도착.
아침 바람이 아직은 싸늘하다... 장갑도 끼고 얼음이 녹았다가 얼어붙은
도로를 가로질러 갔다. 겨울방학이 끝나지 안았는데도 오늘은 이상하게
수많은 대학생들도 잘 보이지 않는다.
먼저 2층역사에 들러 좌석예매를 해보았으나 여전히 매진사례...
할 수 없이 오후 3시19분발 청량리행 입석표를 샀다.(무궁화호 4000원)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미리 예매하지 않으면 백발백중 입석뿐이다.
그래도 강원도의 산을 탄다는 기분에 올 때 고생은 각오한다.
응달진 북사면만 눈이 아직 남고, 양지바른 남향은 다 녹아버려서
말라있다.일단 급경사를 20여분 오르니 전망대가 나오고(깃발)
다시 우측능선으로 가파르게 10여분 가니 첫째봉우리 정상이다.
내려가고 라가고 6개의 봉을 넘으니 그제서야 강촌 매표소로 내려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11시30분경 마지막 급경사길을 눈에 미끄러지면서 낑낑 대고
올라 등과 머리에 땀이 흥건히 젖었다.한 노인이 지팽이를 짚고
내려오면서 반긴다. "이제 다 와갑니다... 혼자서 왜 오십니까?"
하고 반갑게 묻는다.
"서울에서 왔어요...'했더니 춘천시내 후평동에서 오신 분이라고
하며' 나도 혼자 왔는데...'하면서 의미있게 웃으신다.
12시 정각.1시간30분만에 정상에 도착,눈이 쌓인 넓은 광장이다.
조그만 스텐표지판(춘천그네산악회)이 박혀있고 사방 조망이 좋다.
여기서 여러명의 등산객을 처음 만났다.
모두들 춘천시에 사시는 분이었다. 이구동성으로 시내에서 오셨다고 말한다.
(춘천 후평동---강촌행 좌석, 일반 버스편이 수시로 다닌다)
간단히 중식을 한후,하산, 미끄러운 급경사를 아이젠을 끼고 달려서
순식간에 임도옆으로 나오게 된다. 이 임도를 따라가면 빙글빙글
돌고돌아 문배마을이 나오고 다시 구곡폭포쪽으로 도로를 내려가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우측으로 바로 내려가 다시 임도를 건너고 직진하여
구곡폭포 매표소로 향했다.30여분이 단축된 것이다.
2시경 춘천행 버스종점 주차장에 도착,약1시간이나 시간이 남아서
나는 걸어서 강촌역까지 가기로 했다.오랜만에 걷는 낭만의 길이다.
길이 좁아 좀 위험하지만,가다가 일부러 자전거도로로 접어드니 한가하다.
가끔씩 대학생 쌍쌍이 짝을 지어,2인용 사이클을 타고 신나게 달린다.
나도 한번 타보고싶다.
그들처럼...낭만과 젊음을 노래부르며...(아, 꿈이구나!)
내려오다 보니 얼어붙은 곳도 있고 눈이 덮힌 곳도 나온다.
조심조심 피해서 작은 다리,봉화교에서 다시 큰 길로 나왔다.
길가 밭에서 부부등산객이 무언가를 캐고 있어 물으니,
냉이를 뜯는다고 한다. 벌써 냉이가???
그렇다.봄은 땅속에서 먼저 오고 있었다.
이제 동장군도 서서히 물러가고,입춘이 온 것이다.
3시15분전에 강촌역에 도착,여유있게 기다리다가 열차를 탔다.
아! 벌써 봄이구나!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 물빛이 유난히 푸르게 보인다.
환상의 계절, 눈 축제가 벌어진 추운 겨울이
저만치 도망감을 아쉬워하며 청량리역에 4시 50분 정각에 도착했다.
해는 아직 안 넘어가고 대낮처럼 밝다. 그만큼 낮이 길어진 것이다.
사람들이 분주히 돌아가는 일요일 오후.
롯데백화점 부근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바쁜 걸음을 재촉한다.
요즘 손님이 없는지 588번지 홍등가에서는 아리따운 아가씨가 유리창 속에서
들어오라고 손짓을 한다. 바이 바이....
2/3 밤 일죽 산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