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산 유감---2006

2008. 9. 21. 16:03카테고리 없음

- 지난주 주금산에서 만난 '한국의산하'의 김양래 선생님의 글입니다.

 

* 고독의 산, 고동산(600M)에 대한 유감

오늘 모처럼만에 찾은 이름없는 봉우리인 고독한 산을 소개합니다.
'고동산' 하면 전혀 생소한 산이름입니다. 등산 책이나 인터넷 사이트에도 잘 안 보이는 그런 '왕따산'입니다.
저는 이 고동산을 무척 좋아합니다.1년에 여러번 다녀올 정도로 친근한 산입니다. 산이 높다고만 좋은게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유가 여기 있습니다.

왜 이산을 고독의 산,쓸쓸한 산,적막강산이라고 하느냐 하면 제가 봄, 여름, 가을 , 겨울 수차례 다녀보아도 정상(진짜 정상)에서 마주친 분이 없다는 것입니다. 서울에서 경춘국도를 달리다 보면 마석을 지나, 화도읍, 돌고개를 넘으면 샛터삼거리를 지나 구암리가 나옵니다.

 

여기서 보이는 북한강 줄기와 그 건너편에 우뚝 솟은 첫번째 봉이 고동산(600M)이고, 가운데 젤 높은 봉이 화야산(755M), 더 가서 청평댐과 이웃한 봉이 뾰루봉(709M)입니다. 마치 큰 산맥처럼 연봉으로 하늘금을 그은 것이 아래서 올려다보는 조망이 일품인 산입니다.

보통 산악회에서 이 고동산과 화야산 종주코스, 아니면 뾰루봉과 화야산 종주를
많이 합니다. 서울서 1시간여로 아주 가깝고, 힘들지않게 산행시간이 6~7시간이어서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고동산은 정상위치가 3군데나 되어서 헷갈리고 있습니다. 오늘도 저 혼자 사기막골로 들어서서 매표소를 지나 삼거리에서 우회전,계곡과 잣나무숲으로 쳐 올라갔는데 중도에 딱 4분의 일행을 만나 물어보니까,엉뚱한 곳을 갔다온 거 있지요....

그분들은 정상에 헬기장이 있다고 하고,또 왼쪽 화야산능선에 정상표시가 있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진짜 정상은 오른쪽 헬기장에서도 남서쪽으로 30분은 더 가야 됩니다.
화야산과는 정반대쪽 끝이기 때문에 두 산을 동시 종주할 수 없습니다.

오늘도 591M 헬기장 쪽으로 올라가보니 잡초가 키만큼 우거져서 바닥에 깔아놓은 흰 블럭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고, 직진하는 급경사 내리막길은 누가 밟은 흔적이 없었습니다.
여기서부터 칼바위능선을 돌고 돌아 30분을 가서야 맨 마지막 솟은 바위 전망대정상(600M)이 나옵니다. 여기서도 한분도 못 만났고,혼자서 북한강을 내려다보며 중식을 하고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급히 하산했습니다.

이곳에서의 조망은 아주 좋습니다. 맑은 날(특히 가을)에는 서쪽으론 북한산,도봉산 연봉부터 가까이는 신팔당대교를 비롯해서 아차산까지 보이고,남으로는 검단산,남한산성,적갑산,예봉산,운길산을 비롯해서 용문산 정상이 조망되고,북쪽으론 건너편에 문안산,그 뒤에 천마산,축령산,운악산 ,청우산,깃대봉,연인산,명지산 정상까지 하늘금을 긋고 있어 마치 사방이 온통 산으로 둘러쳐진

강원도 산골 기분이 납니다.

오늘 제가 확인한 것은 여기가 확실한 고동산 정상이라는 표지판입니다.
그동안 가평군에서 세운 돌표지석에는 가평군 외서면 삼회리 라고 쓰고 흰돌을 세웠었는데 591M라고 잘못 표기했던 것을 2001년 5월10일 양평군에서 검은 색 표지석에 600M라고 고도표시를 다시 세웠습니다.

이것이 맞습니다.이산이 양평군 서종면 수입리와 경계이기때문에

두개의 표지석이 생긴 것입니다.
고동산은 그만큼 알려지지않다가 최근에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고 자칫 두 군에서 서로 자기 산이라고 우기는

시샘 싸움이 벌어질 판입니다.

앞으로 고동산은 지도상에 위치를 정확히 표시해야 하고, 높이도 정정해야 할 것입니다. 등산로는 아직도 희미하여 찾기 힘들지만,양평군 수입리에서

오르는 길과 삼회리(늘푸른나무처럼, 민박식당)로 오르는 2개의 코스가

있습니다. 왕복 소요시간은 4시간 정도입니다.
30여호가 사는 사기막골동네를 끼고 있으며 사시사철 맑은 물이 넘치는 계류를 오르는 원시림 숲길은 애인과 가족끼리 호젓하게 삼림욕을 할 수 있는, 부담없는 산이란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이곳은 북한강변을 끼고 있어 상수도보호구역이므로 각별히 쓰레기와 수질오염이 안되게 신경을 써야 합니다.

고독의산,고동산은 앞으로도 깨끗하고,청정하고,아름답게 가꿔지기를 두손 모아 빕니다.

산악인 여러분의 양식을 믿으며... 제가 느낀 고동산 산행소감을 전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   일죽 산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