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욱---철학의 즐거운을 읽고

2007. 10. 30. 15:48카테고리 없음

기러기 11월호 원고

 

---철학의 즐거움을 읽고---


           비바람 속에서도 꿋꿋한 푸른 솔처럼


                      

 먼저 이 글을 쓰기 전에 건강이 안 좋으셔서 거동이 불편하신 안병욱 교수의 쾌유를 빌어본다. 귀가 잘 들리지 않고 손도 잘 움직이기 힘든 노환이신데도 불구하고 교정까지 꼼꼼히 해주신 선생님의 강인한 의지와 노고에 대해서 깊은 존경과 경외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대학시절 아카데미 활동할  때 지도교수님으로 모시고 ‘프로메테우스’라는 작은 잡지를 낸 적이 있어서 각별히 선생님과 친분을 다져온 분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런 생각에 잠긴다. 안교수처럼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이 철학입문서를 읽어보면 알 수 있다고.... 건강은 두 가지다.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이다. 일반적으로는 몸이 건강해야 오래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정신력이 강해야 더 오래 살 수 있다.

단우는 다 알고 있지만  <이당 안병욱 교수>는 올해로 88세를 맞이하셨다. 그는 평안남도 용강에서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 태어나 젊은 시절에 밥도 제대로 못 먹던 일제 강점기 시대와 한국전쟁, 4.19 혁명, 5.16 쿠데타의 소용돌이 속에서 암울한 냉전 세대를 살아왔다. 그러나 그는 평생을 쥐꼬리만 한 월급을 받는 교직을 천직으로 여기고 오직 교편생활, 한 길로 꿋꿋하게 매진하였다. 누구보다도 많이 배우고 많이 연구하고 많이 가르친 대학자로서의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

                  

                   공부를 많이 하라!


 그가 미수(米壽)나이까지 오래 장수를 누리는 것은 오직 외길을 걸으며 최선을 다한 건강한 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건강한 정신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환난과 고통을 극복하고 건강을 오래 유지하는 지름길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국립노화연구소는 수명 연장 문제에서 교육의 중요성을 주장하였다. 수명 연장을 좌우하는 원인 중에 인종, 소득수준, 거주 지역(환경), 인간관계 등도 있지만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교육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미래에 대한 계획과 건강에 해로운 쾌락을 제어하고 통제하기 때문에 많이 배울수록 더 오래 산다는 것이다. 안교수는 공부를 많이 하면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산증인이다.


 안교수의 철학이야기는 그가 평생 동안 공부하고 연구한 동서고금의 사상과 철학을 한데 모아 집대성한 책이다. 그는 일찍이 독일의 실존철학에  심취하였고  모든 국민과 학생들에게 도산의 주인정신과 건전한 사상, 건강한 정신, 선도적 엘리트 정신을 강조하였으며 인류역사상 동서고금의 철학자와 선현들의 강론을  21세기 디지털시대의 실생활에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간단명료한 문체와 촌철살인의 안목으로 이론의 핵심을 간파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엮어간다.

 안병욱 교수는 심오하고 어려운 학문적인 이론철학, 개념철학을 사랑철학, 생활철학, 행동철학으로 철학을 대중화하는 사회 계몽운동에 커다란 업적을 남긴 분이다. 1954년 일찍이 흥사단에 입단, 서약하신 안교수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구국이념과 민족부흥운동에 전념하며 전국의 대학생을 상대로 순회 강연하였으며 그의 강연장에는 수많은 학생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모든 것을 개조하라


이 책에서 그는 국민에게 간절하게 호소한다.

<행동의 철학> 강의에서는 첫째 자주적인 인간이 되라, 둘째 성실한 인간이 되라, 셋째 사명감을 가진 인간이 되라고 역설하면서 진리는 알고 보면 간단한 것이다, 복잡하거나 더 이상 골치가 아픈 것이 아니며 결코 먼 데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신다. 마음의 문을 열고 이상과 꿈과 희망을 갖는 것이다. 진리가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성심성의껏 공부하고 연구하고 실천하는 국민이 되어 민족의 자주적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우리는 시대의 대철학자며 철학 교수였던 그의 인생관과 세계관과 우주관을 읽으면서  민족의 전도번영과 발전을 위한 정신적인 생명의 빛을 발견하게 된다.

이번 <철학의 즐거움>은 그의 50여년에 걸친 베스트셀러 <철학 노우트>, <사색인의 향연>, <행복의 미학>, <도산사상>,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 <삶의 길목에서>, < 인생론>, <사람답게 사는 길>, <뜻을 세우고 삽시다> 등 등 48권에 이어 49번째 저서로서  알기 쉽고 읽기 편하게 새로이 편집, 출판한 책이다.


특히 (제4장)에서는 가장 존경하는 스승으로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를 추대하면서 그가 주창한 현대문명의 7대 질병이 원칙 없는 정치와 도덕성 없는 상업, 인격 없는 교육, 인간성 없는 과학, 근로 없는 재산, 양심 없는 쾌락주의, 희생 없는 신앙생활을 조목조목 상세하게 해설하고 있다.


 오늘날 온 나라가 서구문화에 물들어 한국의 고유문화와 전통이 점점 퇴색해가는 시점에서 올바른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명쾌하게 해결해주는 안내자로서 흥사단 단우는 물론 현대인들에게 깊어가는 가을에 마음의 양식이 될 것이다.


                                                          일죽 김양래(숲 해설가. 단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