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제가 1달동안 배낭여행으로 중국의 운남성 사천성의 비경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샹그리라 트레킹 코스 종주 답사기 중
일부입니다....
이번에 <나목> 고모가 백두산 등정을 마쳐서
축하하는 의미에서 저의 중국 오지의 답사기를 여기에
공개하오니 많은 격려와 아울러 앞으로 창창한 날을 살아갈 후배
샘님에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길 빕니다....일죽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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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편
비 바람 맞으며 강행한 창산의 비경 산행기 -------------------------------------------
김양래(청암언론재단 이사)
바이족의 천년고성 대리시를 수호하는 창산 트레킹
3월13일 중국 여행 8일째 찬이슬이 내려앉은 새벽 7시, 구대리(舊大理)고성의 아침이 밝았다. 어제 밤에 이곳 중국 오지에서 만난 한국인 레스토랑 사장과 같이 밤새 술이 과하여 몸이 천근만근이다. 그러나 일행은 예정대로 오늘은 창산(蒼山,만년설,4500m)을 트레킹코스로 일주하기로 했다. 말로만 들었고, 아무런 등산정보를 못 가진 우리 일행은 막상 출발하려니 겁이 나기도 했다. 안사장도 여기 살면서 한번 못 가는 산이며 별로 중국인도 안 올라가는 산이란다.
산악인이 여기까지 배낭여행 와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 아닌가???
아침은 주인장이 특별메뉴로 대한항공에서 공수해준 된장찌개를 맛있게 먹었다.
그러나 가야 한다. 한사람이라도 아프다거나 힘든다고 빠지면 여행에서 뭔가 이가 빠진 것 같기 때문이다. 대략 6시간 이상 걸린다는 코리아나 하우스 민박집 안원환사장님의 안내로 9시 정각에 창산 입구 리프트카 매표소를 찾았다. 1인당 30위안씩이나 하는 비싼 입장료를 내고 리프트에 올랐다. (大理蒼山感通有限公社)
스키장의 리프트와 같은 흔들흔들하는 차를 타고 아래를 보니 등산로가 보인다. 구불구불한 산길이다. 잣나무가 우거진 숲속에 최근 운남성(雲南省)과 유엔에서 돈을 투자해서 만든 리프트란다. 오른편으로 멀리 산 중턱에는 중국 사람들의 공동 묘지가 보인다. 무덤의 모양이 그들만의 특이한 양식인 돌로 기둥을 세운 형태다. 멀리 내려다보니 대리 고성(古城)과 열해(熱海:얼하이 호수)가 희미하게 보인다. 안개가 피어오른다.
날씨가 찌뿌둥하니 우중충한 아침---찬 공기가 두 빰을 스친다. 비가 올 것같은 날씨다.30분만에 도착한 중화사(中和寺) 절 입구가 바로 하차장이었다. 만일의 비를 대비해서 옷은 충분히 입었지만 우산도 없고 걱정이 앞선다.
날씨가 좋아지기를 바래본다. 오늘은 처음으로 고도 3000m 산 속에 있는 중국 소수민족의 전통사찰을 보는 날이다. 곧바로 뒤편에 오르니 화려하게 단청을 하고 오밀조밀 건물이 들어찬 대웅전과 요사체들이 많다.
절 앞마당에는 시주하는 곳인지 향불(우리나라 보다 큰 화로에 붙인다)을 피우는 곳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산양모양을 한 그림이 그려진 좌대 위에 거만하게 대머리( 머리카락이 벗겨진 얼굴) 불상이 환하게 너털웃음을 웃는다. 기분은 그리 나쁘지 않았지만, 배꼽을 내놓고 웃는 모습이 어딘가 장난기가 있어 보인다. 우리는 별로 볼 것 없다면서 곧바로 절 뒤로 난 좁은 길로 나간다.
이 곳은 어느 서양인이 별장겸 모텔을 지어놓은 근사한 석조건물이 있었다. 창문을 통해 들여다보니 아무도 안 사는 것 같았다. 커피를 한잔하며 둘러보고 가려고 했지만 빈 집이다. 그냥 지나쳐 좌측으로 난 등산로를 찾아 겨우 길같은 길로 들어섰다.
바닥은 네모 반듯한 돌로 깔아서 아주 매끌매끌 하니 미끄럽다. 콘크리트를 안 쓴 자연석으로 마치 구들장을 깐 듯 정연하게 정비되어 있었다. 한참을 가다보니 평안문(平安門)이라고 쓴 작은 문을 지난다. 평화롭고 편안한 길이란 뜻이렸다..... 다시 20여분 미로문( 迷路門, 지그재그로 빠져나가게 만든 기억자 통로)을 여러군데 지난다. 10시30분, 갑자기 삼거리가 나와서 한참을 기다려 어디로 갈까 의론을 하였다. 한편으로 표지판을 보니 용안동(龍眼洞)과 풍안동(風眼洞) 푯말이 보인다.
바람의 눈, 용의 눈을 닮은 자연석굴 비경을 찾다
여기가 어딜까??? 하고 머뭇거리는데 바로 앞에 허름한 움막집에서 한 40대쯤 보이는 아주머니가 황급히 나와서 우리를 부른다. 얼씨구나! 싶어서 다다가보니 소위 산림청에서 나온 직원(?)을 자칭하며 돈을 내란다. 중국말도 못 알아듣지만, 여기는 소수민족만 사는 지방이라 사투리인지??? 가는 곳마다 돈을 받느냐고 항의를 했지만, 속수무책---결국 1인당 3위안(한화 450원)을 지급하고 풍안동을 간신히 찾아갔다.
워낙 급경사라서 중도에 포기할까 생각해 보았지만, 이왕에 돈을 준 거니까 보고 가자고 해서 10여분 오르니, 벚꽃나무가 만발한 약수터가 나오고, 그 뒤로 200m 더 들어간 곳에 하늘로 올라가는 통천문(通天門) 같은 풍안동이란 곳이 나왔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 바람의 눈 동굴'이란 뜻이리라.... 중국사람들은 과장과 허풍이 세계에서도 제일 가는 민족이다.
하늘로 오르는 길인가 ? 좁디 좁은 통로를 간신히 몸을 빠져 오르니, 천길 절벽 위에 아슬아슬 하게 걸린 바람이 통하는 구멍이 바로 풍안동이었다. 다시 내려서서 왔던 길로 하산하다가 용안동으로 들어선다. 우측으로 꺾어 다시 오른 용안(용의 눈) 동굴은 네모난 석굴이었다.
누가 인공적으로 만든 것 같기도 하고, 자연석인 것 같기도 하다. 한 사람이 겨우 들어 갈 정도로 뚫린 바위가 마치 토종 벌집처럼 보인다. 긴 석교 난간을 건너고 바위에 간신히 몸을 붙여야 하는 위험구간이 있었다. 너무 위험해서 일행중 한 명은 배가 튀어나와서 아래서 기다리고 2명만 간신히 통과, 기념 사진을 찍는데 발이 부들부들 떨린다. 아주 위험한 협곡(峽谷) 위에 우뚝 선 바위에 생긴 동굴이다.
나는 호기심이 발동해서 1m가 넘는 석굴 안으로 기어들어가 살펴보니, 우리나라 성황당--신주를 모신 곳-- 같은 곳이다. 돈 통이 놓여있고 촛불을 켠 흔적이 보이고 작고 못생긴 불상을 모신 곳이었다.
(제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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