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7. 31. 22:38ㆍ카테고리 없음
네번째 생태기행이다...삼복더위에 땀과 씨름하며
2시간 이상 졸고한 역작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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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을 걸어요 4
수락산(水落山)
수락산은 서울의 북한산(836m),도봉산(740m),관악산(632m)에 비해서 그렇게 잘 알려진 산은 아니지만 어느 산에 뒤지지 않는 서울의 명산이다. 물이 좋아서 수락산이란 이야기가 있지만 실제로 수락산은 그 이름이 말하듯이 유명한 경관인 금류 폭포에서 유래된 이름이 맞다. 이곳에는 예로부터 금류동, 은선동, 옥류동 등 신선이 놀던 아름다운 계곡이 있다.
밤나무와 참나무가 우거진 수려한 풍광
수락산(638m)이 조선시대에 반역산이라는 설도 있지만 이는 왕의 권력에 아부하는 일부 사람들이 지어낸 말이고 기기묘묘한 암봉과 울창한 수림은 어느 산에 못지않은 산세를 자랑하며 서울 시민의 좋은 안식처 역할을 한다.
서울시 노원구와 의정부시, 남양주시에 걸친 서울의 수호산으로서 중계동, 상계동 서민들의 아파트가 밀집한 곳에 남북으로 길게 광범위한 자리를 잡고 우뚝 서 있다. 서울 동부순환도로와 중랑천이 앞으로 뻗어있으며 동쪽으로는 천마산과 철마산, 주금산과 떨어져 있어 경기도 지역 산과 확연히 구분된다.
유난히 수락산 입구에는 밤나무가 많다. 이는 농경지였을 때 마을의 뒷산에 우리 선조들이 밤나무를 많이 심은 탓이다. 6월이 지나면 밤나무 꽃이 만발해 지나가면 밤꽃냄새가 코를 찌르는 밤나무 산이다. 그러나 조금만 산에 오르면 인공조림지가 이어진다. 상수리나무숲, 아카시나무 숲, 리키다소나무 숲 등이 군락을 이룬다. 산 중턱을 지나면 신갈나무가 무성하며 굴참나무숲, 갈참나무숲, 느티나무숲, 서어나무숲, 오리나무숲, 물갬나무 숲 등 다양하다. 정상과 능선 부근에는 바위사이에 소나무가 자란다.
참나무 등 활엽수 조림지가 산 전체의 80 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전나무,잣나무 등 침엽수림은 장암방면과 그 반대편 유원지 방면에 일부 조림되어 있다. 그런데 도토리나무는 왜 야생에서만 자랄까? 농촌마을이나 농장에서 대량재배가 안 된 이유는 사람이 다람쥐에 밀려서 작물화하지 못했다는 설이 있다. <총, 균류와 철강>의 저자인 다이아몬드 교수에 따르면 첫째로 열매를 맺기까지 10년 이상 걸려 비효율적인 구황식물이라 작물로서 가치가 떨어진다는 생각과 둘째는 다람쥐 개체수가 워낙 많아 열매들이 다람쥐의 식량으로 크기나 맛이 진화한 때문이라고 한다.
수락산은 식물 종이 다양하여 팽나무,물푸레나무,졸참나무,다릅나무,당단풍나무,고로쇠나무,쪽동백나무,개살구나무,작살나무,참개암나무, 소태나무, 화살나무 등 활엽수가 잘 자란다. 공해에 강한 팥배나무와 은사시나무가 군락을 이룬 곳도 있다. 작은 관목으로는 진달래와 철쭉, 참싸리가 우세하며 풀 종류로 큰기름새,맑은 대쑥,그늘 사초,노루발 ,고사리, 큰 잎쑥, 노루오줌이 계곡에 많다.
이것은 4호선 당고개역에서 출발해서 영원암을 거쳐 용굴암, 절터샘, 능선암봉지대,철모바위,주봉 정상, 수락산장, 내원암,옥류폭포 마당바위 코스에 살고 있는 수목생태계인데 수락산에는 40여개의 등산로가 거미줄처럼 많이 처져있다. 대개는 교통이 편리한 당고개 코스와 덕릉고개코스, 수락산역 코스를 많이 이용하지만 최근에는 7호선 종점인 장암역에서 출발하는 원수락산코스가 널리 알려지면서 석림사 계곡을 타는 등산로를 많이 다닌다.
서계 박세당이 숨은 원수락산 석천동 계곡
수락산 동쪽은 원래 이승만대통령의 땅이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서쪽인 석천동 계곡은 서계 박세당의 후손의 종중땅이다. 300여년전 현종 때 문과에 장원 급제한 박세당이 쓴 <사변록>이라는 책이 주자학을 비판하였다고 해서 유배지로 온 곳이 풍광이 뛰어난 석천골이며 그는 이곳에 궤산정과 관란정을 지어 후학을 양성하였다고 한다.
여기에 서계문화재단(031-836-8600)이 관리하는 종가가 있는데 그는 생육신의 한 분이였던 매월당 김시습을 사모하여 이곳에 매월당 추모비를 세우고 저술과 강학으로 여생을 보냈다. 조선시대의 파란만장한 사색당파 싸움의 역사 현장이다.
아직까지 장암동의 북쪽능선인 도정봉에서 의정부 만가대 코스에는 등산객이 잘 다니지 않은 원시림이 있다. 수락산의 반은 서울이고 반은 의정부시에 속한다. 그만큼 자연이 잘 보존된 원수락산 숲 속에는 박새,쇠박새,어치,까치 등 새 소리가 요란하며 멧비둘기,꿩,붉은머리오목눈이,노랑턱멧새 등 텃새와 산솔새,꾀꼬리,흰배지빠귀 등 여름철새가 산다. 정상에는 까마귀가 많아 하늘을 선회하는 큰부리 까마귀 떼와 새매를 자주 볼 수 있다. 포유류는 들고양이와 다람쥐,청설모,너구리,멧토끼,두더지, 등줄쥐가 서식한다.
아이들 여름 방학을 맞아 밤마다 열대야를 견디기 힘든 계절이다. 이런 때는 굳이 정상까지 올라가지 말고 시원한 나무 그늘이 있는 계곡을 찾아 충분히 쉬면서 숲속의 정기를 마시고 나무와 풀과 수생식물과 수서곤충과 교감을 나누며 한때나마 무더위를 잊어보자.
또한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앵봉산,초안산,오패산,개운산,안산,인왕산, 봉화산, 배봉산, 일자산, 남산, 아차산, 신정산, 개웅산, 대모산, 호암산, 관악산, 청게산, 서울대공원 등 10여 군데의 숲속여행 프로그램 탐방로를 따라 숲 해설가의 안내를 받으며 즐거운 생태공부를 하면 어떤 여행보다도 유익한 방학이 될 것이다.
최근에 등산 도중 소나기가 내리면서 낙뢰를 맞아 날벼락을 맞은 사건이 있었다. 북한산 의상능선 용혈봉과 이곳 수락산 게곡에서 등산객 5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발 581m에 떨어진 2-3만 A의 전류가 빗물에 흐르면서 감전사한 것이다. 해마다 장마철에 발생하는 낙뢰사고지만 번개가 칠 때는 낮은 곳이나 바위 밑으로 피신하며 철제 밧줄과 우산이나 스틱, 삽과 같은 금속류는 잡지 말아야 한다.
요즘 걷기운동이 많이 권장되지만 직립인간인 사람은 건강하려면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면 먼저 걷기부터 해야 한다. 오장육부와 소화를 돕고 허리와 근육이 긴장되며 정상적인 혈액순환이 이루어진다. 건강하기 위해서 매일 1시간 이상 뒷산을 걸으면 심폐기능 향상은 물론 비만과 우울증에서 탈출할 수 있다.(끝)
다음은 불암산.
2007.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