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장남으로 살아남기

2007. 2. 21. 23:55카테고리 없음


오늘 읽은 이 책은  다른게 아니고 장남이 태어나서 할 일과
해서는 안되는 일이 참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왜 장남으로 태어났는지도 모르고 더우기 형제 자매가 열이 되면
장남은 골치가 지끈지끈하다....

우리 아버지 세대가 하나같이 장남이고 차남이고 무슨 말이 그리
많은 지 이제야 알것 같다. 고향에 땅마지기라도 있던 집안은 온통
이전투구식 아전인수식 전투장이되었다.종갓집이면 한 술 더 떠서
장손이고 차손이면 그 위신을 세우기가 여간 고민이 아니며, 장남만 되어도
형재 자매와 큰집 작은집 어른들의 성화에 기가 죽어서 산다....
무슨 땅문제가 나오면 그때는 죽었다고 복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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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는 ---우리 세대 신 장남 행복하기---란 책이다.
장남정신이--장남 가이스트가 살아야 나라가 잘 산다는 책이다.
우리의 이웃들---종갓집은 어떤가도 궁금하다.
요즘같은 핵가족시대에도 종가가 그리 중요한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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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한 누구누구는 종갓집 장손이다...
그런데 그 막중한 책임을 못해서 매일 운다.
환갑 나이에 이혼하고 혼자 남은 신세다. 참으로 기가 막히다....
왜 종갓집 며느리는 희생과 봉사와 갖은 고초를 다 이겨내야 하는가?
정든 고향을 다녀왔지만 못내 아쉬운 귀성길이 된 것이다.ㅊ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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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기자 23년생인 윤영무씨가 쓴 <대한민국에서 장남으로 살아가기>
란 그리 녹록치 않은 일이건만 훌륭하게 치러낸 성공케이스에 속한다.

다음은 아리랑 TV에서 방영된 경상도 안동 지방 양반집안의 경우다.....

가장 잘 된 집은 평생 공무원을 지낸후 낙향해서 80살이 다 되어도
종갓집의 역할을 거뜬히 해 내지만, 어느 집은 지지리도 못 살아 제삿상을
겨우 차리고 언제나 부족한 음식과 제수로 걱정을 하고 있는데...

또 다른 집은 서울에서 대기업을 다니며 1년에 두세번 가는 고향의
종갓집 대궐마당에서 풀을 깎고 장자가 혼자 음식을 장만하는데도
어느 형제 한명 고향에 안 오는 집이 있다.....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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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은 장남이다.... 이 말이 맞다...나도.....
나는 장남이 죄입니까? 하고 하늘에 수도 없이 외쳐댔지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어린 나이에 아버지의 부고장이고,땅을 치고
곡을 하면서도 정신이 번뜩 나는 걸 ---나는 장남이고 그게 운명이었다.
그렇다, 나는 어찌됐든지 장남으로서 살아 나는 길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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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책표지에 나온 하소연이었다. 뒷표지에는 <장남은 이 책을 읽고
한번 울고 아우가 읽고 두번 울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다....>
어쩌면 그 두 사람이 이리도 못 난게 닮았는가다.

아무리 대단한 학벌을 지닌 똑똑한 사람이라도 책임감이 강한 사람 앞에서는
결국은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아무리 능숙한 사람도 변명을 해서는 안된다>고,
죠지 워싱턴도 <모든 실패는 99%는 완벽하게 변명하는 사람에게서 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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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이란 간단하다. 윤기자의 말이다.
아내가 백마디 말을 하고 남편이 한마디 받으면 싸움이 된다....
여자는 말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푼다, 잠자코 가만히 있어야 한다.
아내의 스트레스를 풀려는 순간 나는 아예 입을 다물고 피한다....
이럴 때 장남 뿐만아니라 모든 남자는 36계 줄행랑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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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이 어리석은 것은 부모님이 돌아가셔야 그제사 부모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이고 부모님 살아신제 가장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평생을 동생들 뒤치다꺼리 하느라고 마누라가 <당신 집안만 중요해...???>
<내가 이집 종이야...종살이 하려고 시집 왔냐??? >면  그 집은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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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을 보면서 나는 어쩌면 우리 세대가  한결같이 그렇게 모질게
살았는가 하는 거다. 정말로 우리와 닮은 꼴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이제는 자식을 하나만 낳으니 앞으로는 더 더욱 어려운 문제가
많을 것 같다.... 지난 세기의 여러 형제들, 종갓집처럼--
피눈물나는 혈투는 아니라도 골치가 너무 아플 것이다.....
부모 자식간 이해관계와 세대차이, 고부지간의 갈등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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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가이스트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윤영무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지만 우리 시대는 오로지--- 책임감---밥 먹기에 매달렸던 지난 날의
옛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요즘에는 가계족보를  앨범이나 책으로 만들어서
집집마다 갖고 있다고 한다. 어느 사람은 인터넷 홈피에 화목한 가정사를
올리는 좋은 세상이다.....

장남 팟팅!   종손--종부 다 팟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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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산병원에서   일죽